세계 경제 뒤흔드는 이상 기후…상반기 글로벌 가뭄 피해액 132억 달러

입력 2022-09-05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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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중개업체 에이온 집계
독일 라인강 수위 저하에 석탄발전 피해
중국 쓰촨성 일대 공장들, 가뭄에 가동 중단
파키스탄, 남아공에선 홍수 피해도

▲케냐 로모푸스의 한 마을에서 5월 12일 아이들이 물통을 끌고 있다. 로모푸스/AP뉴시스
이상 기후가 세계 경제를 뒤흔들고 있다. 올해 들어 가뭄으로만 18조 원 넘는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보험중개업체 에이온을 인용해 올해 상반기 전 세계 가뭄 피해액이 132억 달러(약 18조1183억 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는 2019~2021년 평균 대비 4.7배 급증한 것으로, 주요 피해 원인 8건 중 3건은 미국과 유럽에서의 가뭄이 차지했다.

올해 세계 가뭄의 심각성을 드러내는 대표적인 사례가 독일 라인강 수위 저하다. 500년 만에 최악의 가뭄이 유럽에 닥치면서 라인강 수위는 지난달 중순 한때 40cm 밑으로 내려가기도 했다.

강 수위가 낮아지자 독일은 수송선으로 운반하는 석탄량이 감소하는 문제까지 겪게 됐다. 러시아로 인해 겪고 있는 에너지 공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독일 정부는 석탄 화력발전소 가동 확대에 나섰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게 됐다.

루넨 석탄 화력발전소를 운영하는 독일 에너지 기업 트리아넬은 지난달에 이어 이달 초에도 석탄발전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공시했다. 관계자는 “수위 저하로 석탄 수송량이 줄었다”며 “비가 오지 않는 한 문제는 개선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에너지 기업 유니퍼 역시 석탄 부족으로 인해 일부 발전소 가동이 10월 말까지 불안정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에서도 8월 발생한 가뭄으로 수력발전 가동이 차질을 빚으면서 쓰촨성 일대 공장들이 생산을 멈춰야 했다. 쓰촨성에 공장을 둔 애플 제품 위탁생산업체 폭스콘과 도요타 등이 피해를 봤다. 쓰촨성 업체로부터 부품을 받아야 하는 테슬라 상하이 공장까지 영향을 받았다.

미국에선 지난달 24일부터 30일까지 가뭄이 발생한 주가 43개 주에 달했다. 미 국립해양대기국(NOAA)에 따르면 가뭄으로 1억2100만 명의 주민이 생활에 불편함을 겪었다.

홍수도 빈번하게 일어나면서 이상 기후 문제는 극에 달하고 있다. 파키스탄은 6월 시작된 몬순 기간 쏟아진 물 폭탄에 국토 3분의 1이 물에 잠겼다. 지금까지 사망자 수는 1100명을 넘어섰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선 4월 홍수로 400명 이상이 사망했고, 전날 미국 조지아주는 때아닌 폭우가 내려 홍수 피해 지역 일대에 비상사태가 선포되기도 했다.

닛케이는 “전문가들은 이상기후 배경에 지구온난화가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유엔이 지난해 발간한 기후 보고서에 따르면 1950년대 이후 세계 거의 모든 지역에서 폭염이 늘었고 유럽과 중앙아시아, 아프리카에선 가뭄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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