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분양 불패’ 옛말…'N수' 무순위 청약도 속출

입력 2022-09-05 16:00수정 2022-09-05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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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청약 단지 미달 속출
무순위 청약도 외면…부동산 경기 침체 '반영'
“저렴한 분양가ㆍ입지 갖춰야 청약 흥행할 것”

▲서울 강남구 아셈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이투데이DB)

서울 아파트 분양시장이 시들하다. 올해 처음으로 1순위 청약 미달 단지도 나왔다. 로또로 불리던 무순위 청약(줍줍)을 수차례 진행하는 단지도 속출하고 있다. 금리 인상 등으로 부동산 시장이 조정세로 접어들면서 분양시장도 영향을 받는 모양새다.

5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서울 구로구 오류동 ‘천왕역 모아엘가 트레뷰’는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일까지 청약을 받은 결과 전체 134가구 모집에 208명이 접수하면서 평균 1.55대 1의 한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단지는 타입별로 △전용면적 67㎡형 5가구 △84㎡A형 95가구 △84㎡B형 34가구 등 세 타입으로 구성됐는데, 이중 84㎡A형은 1순위에서 마감이 이뤄지지 않았다. 올해 서울 분양단지 12곳 중 1순위에서 미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타입은 결국 2순위 해당지역까지 신청을 받아 마감됐다. 전용 84㎡B형도 1순위 해당지역에서 12가구가 미달하면서 기타지역까지 신청을 받아야 했다.

같은 기간 청약을 받았던 구로구 가리봉동 ‘남구로역 동일 센타시아’ 역시 1순위 마감에 실패한 평형이 나왔다. 이 단지 전용 36㎡형은 7가구 모집에 1순위에서 6가구만 신청하면서 1가구가 2순위로 밀렸다. 다만 2순위 기타지역에서 신청자가 나와 미분양은 면했다. 이 타입 이외에도 해당 단지는 전체 16개 타입 중 3개 타입에서 1순위 해당지역 마감에 실패했다.

(이투데이DB)

이처럼 이들 단지의 분양 성적표가 저조한 건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 조정세 영향과 더불어 인근 단지들 매매가보다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된 분양가 때문이다.

실제로 천왕역 모아엘가 트레뷰 전용 84㎡A형 분양가는 10억5100만~10억9700만 원 선으로 책정됐다. 인근 ‘천왕이펜하우스 4단지’ 전용 84㎡형이 6월 8억7000만 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최대 2억2700만 원 높게 책정된 셈이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현재 아파트 거래 자체 없다보니 수요자들은 급매로 더 싸게 살 수 있다는 기대 심리가 있다”며 “아울러 서울 내 미분양 단지의 경우 입지가 좋지 않고, 분양가가 비싸다”고 설명했다.

한때 로또로 불리던 줍줍 역시 열기가 식었다. 미분양 물량을 털어내지 못해 수차례 줍줍을 진행하는 단지들이 속출하고 있다.

서울 강북구 수유동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지난달 22일 미분양분 26가구에 대해 6번째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전용 18㎡C형과 전용 56㎡A형에서 또 각각 1가구가 미달하면서 7번째 무순위 청약을 준비하게 됐다. 이 단지는 앞서 미분양 해소를 위해 15% 할인분양과 이자 지원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기도 했다.

강북구 미아동 ‘한화 포레나 미아’ 역시 지난달 네 번째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다. 전체 70가구를 모집했지만 25건 접수되면서 또다시 전 평형 미분양됐다.

박 대표는 “지금처럼 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는 입지가 좋은 동시에 분양가도 싸다는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며 “올해 분양 예정된 이문 뉴타운이나 장위 뉴타운 등 입지가 좋은 곳에서 물량이 나와봐야 전반적인 분위기를 점쳐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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