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 '달러' 열풍… 8월 말 5대 은행 달러 예금, 1월보다 5조 원 급증

입력 2022-09-04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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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말 기준 402억 달러…1월 365억 달러보다 10.17% 늘어
환율 상승 영향… 은행 “미 달러화 안전자산 인식 강해져 매수심리 기조”

(조현욱 기자 gusdnr8863@)

5대 시중은행의 미 달러화 외화예금 규모가 연초보다 5조 원가량 늘었다. 미 달러화 강세로 원·달러환율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미 달러화 관련 금융 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영향이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은행의 8월 말 미 달러화 외화예금 잔액은 약 402억3511만9915달러(약 54조8404억 원)로 집계됐다. 올해 1월 365억2218만3408달러(약 49조7797억 원)보다 37억1293만6507달러(약 5조607억 원) 증가한 규모다.

미 달러화 외화예금이 증가한 배경에는 원·달러 환율 상승 영향이 크다. 원·달러 환율은 미 달러화 강세로 1360원을 돌파했다.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1360원을 넘어선 것은 2009년 4월 1일(1379.5원) 이후 처음이다. 미 달러화 강세로 원·달러 환율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덩달아 관련 금융 상품인 외화예금에 돈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올해 달러가 안전자산이라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매수심리가 기조에 깔려있다”며 “달러 강세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기 때문에 예금으로 차곡차곡 모아두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7월과 비교하면 8월 외화예금 규모는 소폭 감소했다. 5대 은행의 7월 말 미 달러화 외화예금 규모는 409억1125만9736달러(약 55조7620억 원)였다. 8월에는 이보다 6억7613만9812달러(약 9215억 원) 줄었다.

원·달러 환율이 연고점에 올랐다고 판단한 소비자들이 매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관계자는 “8월에 원·달러 환율이 1350원을 돌파하면서 최고점이라는 생각에 단기 매도심리가 강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환율이 1360원을 돌파하는 등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달러 매수세는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은행권도 달러 예금 등을 유치하기 위한 프로모션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다음 달 말까지 외화정기예금 특별판매 이벤트를 실시한다. 사업자 고객이 'KB수출입기업우대 외화통장'을 이벤트 기간 중 최초 개설한 뒤 외화정기예금에 가입하면 90%의 환율 우대혜택도 제공한다.

우리은행의 ‘우리 더(The)달러 외화적립예금’은 현찰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상품이다. 연말까지 환율 우대율을 기존보다 30%p 확대해 80%를 적용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농협은행은 법인전용 입출식 외화예금상품인 'NH플러스외화MMDA'를 출시했다. 해당 상품은 외화를 하루만 맡겨도 외화정기예금 수준의 고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이다. 미 달러 100만 달러 예치시 연 1.91%의 금리를 적용한다.

SC제일은행은 미 달러화 외화정기예금에 처음 가입하는 고객에게 최고 연 3.5%의 특별금리를 제공한다. 하나은행은 '하나 밀리언달러 통장' 개설시 국제학생증을 무료 발급하는 이벤트를 이달 말까지 실시한다.

한편, 소재용 신한은행S&T센터 리서치팀장은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미 달러화 강세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소 팀장은 “하반기 우크라이나 사태진정 기대감 및 연준의 급진적 긴축 행보 감속 등은 급등한 환율 되돌림에 한동안 기여할 수 있으나, 이미 시장 시선은 총량적인 금리 인상 규모와 이로 인한 경기 침체 경계감으로 이동하며 미 달러화 강세 기조를 전망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3고(고물가, 고금리, 고부채) 시대 현실화 우려로 1350원 상단에 대한 신뢰가 약화했다”며 “1차 저항선 1370원, 2차 1400원으로 후퇴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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