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내가 만약 이 사건을 맡았다면…‘변호사 실격’

입력 2022-08-31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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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변호사 실격’은 법학박사이자 변호사로 활동 중인 류동훈 변호사의 형사 변론 노트다. 그는 세월호 사건,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사건 등 한국 사회에 큰 상흔을 남긴 사건들을 경유해 사회와 법 그리고 인간의 관계에 대해 탐문한다.

이 책의 특이점은 ‘가상 변론 노트’ 형식으로 구성됐다는 점이다. 류 변호사는 ‘내가 만약 이 사건을 맡았다면’이라는 가정을 통해 위 사건들을 직접 경험한 것처럼 기록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변호사 실격’은 류 변호사의 내밀한 고백이 적힌 수필이자 그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소설로 읽을 수도 있다.

또 책에 담긴 실제 사건들은 형법의 기본법칙 중에서 ‘범죄의 성립’과 관련한 선도적 사건(leading case)들이다. 즉 이 사건들은 범죄의 성립에 관해 형법의 이론을 구성하는 핵심 내용이 된다. 평소 형법에 관심이 많은 독자나 관련 전공자들은 이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범죄란 어떻게 성립하는지 대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저자는 어려운 법률용어 사용을 지양했으며 실제 사건의 판결문을 인용해 현실감과 완성도를 높였다. 무엇보다 독자들이 사건의 실체를 제대로 들여다보면서 형법의 내용은 물론 당시의 사회적 상황, 나아가 오늘 우리의 모습까지 두루 살펴 생각해볼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 변호사 실격

류동훈 지음 | 지노 펴냄 | 164쪽 |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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