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춘추관에서 꽃핀 장애예술…‘장애예술인 특별전’ 31일 개막

입력 2022-08-31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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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2층에서는 ‘국민 속으로 어울림 속으로’라는 주제로 장애예술인 특별전이 개최됐다. 전시에 참여한 장애예술인들의 모습. (문화체육관광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개방된 청와대에서 첫 행사가 열렸다. 31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2층에서는 ‘국민 속으로 어울림 속으로’라는 주제로 장애예술인 특별전이 개최됐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작가는 총 50명으로 발달·지체·청각 등 장애가 있는 예술인들이다.

이번 전시는 ‘장애인문화예술축제 A+ Festival’의 일환으로 기획됐다. 해당 축제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좌절한 사람들에게 장애인예술이 치유와 위로, 희망을 줄 수 있음을 알리기 위해 내달 1일부터 3일까지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일대에서 개최된다.

▲배은주 춘추관 특별전시 총감독이 31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특별 전시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송석주 기자 ssp@)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번 전시를 위해 서양화·한국화·문인화·서예·공예 등 다양한 분야의 작품 59점을 공모를 통해 선정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배은주 춘추관 특별전시 총감독은 “우선 전시에 참여한 50명의 작가님을 어떻게 많은 국민에게 알릴 수 있을지 고민했다”며 “다음은 장애인분들이 전시를 관람하실 때, 큰 불편함 없이 관람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청와대 훼손 우려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배 감독은 “보시다시피 가벽을 설치해서 작품을 전시했다. 청와대 건물을 훼손하지 않고, 안전하게 전시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전시장으로 활용된 춘추관은 1990년 완공 이후 주로 기자브리핑 목적으로 활용됐다. 배 감독의 말처럼 전시장은 춘추관 건물 내‧외부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전시장 내 가벽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조성했다

이번 전시는 ‘날아’, ‘오르다[올라]’, ‘서로’, ‘맞닿다’ 등 4개 분과와 ‘스페셜부스’를 더해 총 5개의 소주제 분과로 나누어 구성했다.

▲윤진석 작가. (송석주 기자 ssp@)

시계작가로 유명한 윤진석 작가는 이날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어릴 적 다녀왔던 장소의 시계를 떠올려 그림을 그렸다”고 말했다. 윤 작가의 어머니 신인섭 씨는 “어릴 때부터 시계에 관심이 많았다. 어떤 장소에 가면 시계부터 찾았다. 시계를 통해서 사람과 공간, 감정을 기억한다”며 “윤 작가에게 시계는 일종의 안식처이자 친구”라고 말했다.

▲이다래 작가. (송석주 기자 ssp@)

이다래 작가는 ‘가을 숲속의 사슴들’이라는 작품으로 이번 전시를 찾았다. 그는 작가 노트에서 “가을이 오면 나뭇잎이 색을 바꾸며 숲을 붉게 물들인다. 단풍놀이를 나온 사슴들이 물을 마시다 물속에 비친 또 다른 세상을 구경한다”며 “물속에서도 늠름한 아빠 사슴이 가을바람을 맞으며 서 있다”고 자신의 작품을 소개했다.

윤 작가와 이 작가는 모두 자폐인이다. 자폐인의 경우 특정한 사물에 고도의 집중력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두 작가는 각각 시계와 자연에 천착했다. 특히 이 작가의 작품 중 ‘숲속의 어느 날 1, 2’는 현재 대통령실 청사 1층에 전시돼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검찰총장 시절인 2019년 11월에 ‘장애인창작아트페어’에서 이 작가의 작품 4점을 사비로 구매해 대검찰청에 기증하기도 했다.

▲31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2층에서는 ‘국민 속으로 어울림 속으로’라는 주제로 장애예술인 특별전이 개최됐다. (송석주 기자 ssp@)

문체부는 장애인들의 원활한 관람 환경 조성을 위해 시각장애인에게는 점자 도록과 점자 안내서, 소리 전문 안내기(오디오 도슨트)를, 청각장애인에게는 수어 통역을 제공할 예정이다. 특히 점자 도록은 작품에 대한 안내를 담았을 뿐 아니라 그림의 선을 따서 요철로 표현함으로써 촉각을 통해 그림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지체장애인들이 편하게 이동하고 관람할 수 있도록 휠체어 접근로를 마련하고, 발달장애인 관람객들을 위한 ‘릴랙스 퍼포먼스’ 방식으로 전시회를 운영한다.

‘릴랙스 퍼포먼스’란 자폐스펙트럼 장애나 지적장애가 있는 사람을 포함해 더욱 편안한 환경에서 공연이나 전시를 관람하길 원하는 모든 사람을 위한 운영방식으로 장애로 인해 나는 소리나 눈에 띄는 움직임 등에 대해 관람객 간에 양해하도록 하는 포용적 관람문화를 말한다. 문체부는 이 같은 내용을 입장 전에 관람객에게 알릴 계획이다.

이번 전시는 내달 19일까지 청와대 춘추관 2층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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