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내림세에 장사 없네…서울 오피스텔도 ‘마피’ 붙었다

입력 2022-08-31 16:00수정 2022-08-31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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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길 등 핵심지서도 '무피' 매물
"집값 하락기, 마피 더 늘어날 것"

▲서울 내 한 공인중개 업소 모습. (연합뉴스)

서울 오피스텔 거래 시장에 마이너스 프리미엄(마피) 매물이 등장했다. 서울 아파트값 내림세가 13주 연속 지속하자 투자 성격이 짙은 오피스텔 분양권 시장이 버티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수만 명이 몰려 청약 광풍을 불러온 핵심지 오피스텔도 ‘무(無)피’ 매물이 등장하는 등 시장 침체의 골은 깊어만 간다.

3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중구 ‘엘루이일루프’ 전용면적 35㎡형 오피스텔 분양권은 최저 4억3800만 원대로 마피만 약 5000만 원에 달한다. 이 단지는 분양 당시에는 완판됐지만, 이후 일부 계약자가 계약을 포기하면서 일부 실이 마피 매물로 시장에 나왔다. 강북구 번동 ‘수유역 투웨니퍼스트’ 전용 24㎡형 분양권은 2억7000만 원으로 분양가보다 200만 원 저렴하다.

지난해 청약 광풍을 불러온 인기 오피스텔 단지도 ‘무피’ 매물이 속출하고 있다. 지난해 말 청약자 12만 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1312대 1을 기록했던 영등포구 신길동 ‘신길AK푸르지오’ 전용 78㎡형 분양권은 분양가와 같은 9억7350만 원에 전날 등록됐다. 같은 평형 다른 매물도 웃돈은 1000만 원 수준에 그친다.

강서구 마곡동에서 분양한 생활숙박시설 ‘롯데캐슬르웨스트’ 전용 49㎡형 분양권 매도 호가(집주인이 팔기 위해 부르는 값)는 8억7900만 원에 등록돼 있다. 같은 평형의 다른 매물도 프리미엄 300만 원 수준인 8억9100만 원에 주인을 찾고 있다.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이곳은 지난해 8월 청약 당시 57만 명에 달하는 청약자가 몰렸다. 평균 경쟁률은 657대 1을 기록했다. 당시 서울을 포함해 전국 부동산 가격이 치솟자 생활숙박시설에도 청약자가 몰리면서 역대급 청약 열기를 내뿜었다. 당시 가장 큰 평형인 전용 111㎡형은 분양권 전매에 2억 원에 달하는 웃돈이 붙기도 했다. 지난해 전용 49㎡형 역시 프리미엄은 1000만 원 이상 붙었지만, 정확히 일 년 만에 시장 상황이 180도 반전됐다.

이렇듯 서울 오피스텔 매매시장 내 마피 매물 등장은 부동산 시장 침체를 분명하게 드러내는 사례로 해석된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용 60㎡형 초과 오피스텔 거래량은 222건으로 지난해 상반기 778건 대비 71% 이상 쪼그라들었다. 해당 평형은 아파트 대체재로 분류돼 지난해 큰 인기를 끌었지만, 집값 내림세가 가팔라지자 거래가 끊긴 것이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오피스텔은 부동산 경기 침체 시 우선 처분 대상으로, 세금 문제를 걱정하는 다주택자는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상품을 먼저 팔 수밖에 없다”며 “현 상황을 고려하면 서울 내 마피 오피스텔 매물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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