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기준금리가 2.75∼3.00% 수준까지 더 오를 가능성...예ㆍ적금 수요 더 늘어날 듯
기준 금리 인상으로 여신(예금) 금리가 오르면서, 부동산 증권 대신 5대 주요 시중은행의 정기 예·적금에 돈이 몰리는 '역(逆)머니무브' 현상이 심화 되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과 비교해 올해 1~8월(25일 기준)까지 8개월간 불어난 정기 예·적금 규모는 67조6442억 원(690조366억 원→757조6808억 원)에 달한다.
이달 들어(25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정기 예·적금에만 7조1150억 원 늘었다. 구체적으로는 정기 예금 잔액은 718조8970억 원으로 7월 말보다 6조4479억 원 늘었다. 정기 적금도 38조1167억 원에서 38조7838억 원으로 6671억 원 증가했다.
반대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대기성 자금' 성격의 요구불 예금은 이달에도 1조7062억 원(673조3602억 원→671조6540억 원) 감소했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도 이달 25일까지 1조2384억 원 더 줄었다. 올해 1월 이후 8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 작년 말 709조529억 원이었던 가계대출 잔액은 현재 696조1983억 원으로 올해 들어 12조8546억 원이나 축소됐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금리는 오르는데 투자할 곳이 없어 가계대출이 계속 줄고 있다"면서 "기준금리 인상으로 예·적금 금리가 높게는 4∼5%에 달하면서 은행 정기 예·적금으로 돈이 몰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은 올 연말까지는 이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의 예상대로라면 기준금리가 연내 0.25%∼0.50%포인트(p) 더 인상되고, 예금금리도 그만큼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달 한은이 사상 초유의 빅 스텝(한꺼번에 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을 밟자 주요 시중은행들은 예·적금 금리를 일제히 0.50∼0.90%포인트 올렸다. 그 결과 7월 한 달에만 5대 은행 정기 예·적금이 28조56억 원(722조5602억 원→750조5658억 원)이나 불었다.
지난 25일에도 한은은 기준금리를 또 0.25%포인트 올렸다. 은행들도 기준금리 인상 폭을 웃도는 최대 0.50%포인트까지 예·적금 금리를 상향 조정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연말 기준금리가 2.75∼3.00% 수준까지 더 오를 것이 확실시되는 만큼, 예·적금 금리 상승과 잔액 증가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