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 없는 ‘빚투개미’…금리 오르는데 ‘신용잔고’ 다시 20조 육박

입력 2022-08-25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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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거래융자잔고 6월 ‘17조’ → 7월 ‘18조’ → 8월 ‘19조’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 8월 들어 5.9% → 7.7%로 상승
‘주가하락 → 반대매매 → 증시 하락 압력’ 악순환 우려

(조현호 기자 hyunho@)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사상 첫 4회 연속 인상했다. 금리는 계속해서 오르는데, 빚내서 주식에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개미’는 오히려 늘고 있다. 최근 서머랠리가 꺾이면서 ‘주가하락 → 반대매매 → 증시 하락 압력’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우려된다.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가 빚을 내서 주식에 투자하는 신용거래융자잔고는 지난 23일 기준 19조5313억 원에 달한다.

감소하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다시 증가세를 보인다. 신용거래융자잔고는 연초 23조 원대에서 증시 침체를 겪으며, 6월 17조 원대까지 내려왔다. 그러나 지수가 바닥을 찍고 반등하며 서머랠리를 시작하자 7월 18조 원대로 다시 늘었다가 8월 들어선 19조 원대를 돌파했다.

돈을 빌려 주식을 사고서 이를 갚지 못해 강제 처분되는 반대매매도 증가세다. 23일 기준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금액은 153억 원으로 8월 초 117억 원에서 31% 증가했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도 같은 기간 5.9%에서 7.7%로 상승했다.

오르는 금리에 빚투 개미들의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증권사들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은 9%대로 올랐다. KB증권은 다음 달 1일부터 기간별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0.3~0.7%포인트 인상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91일 이상 금리는 9%에서 9.5%로 오른다.

SK증권은 26일부터 기간별 최고 9.5%에 달하는 금리를 적용한다. 유안타증권의 경우 151일 이상 기준으로 금리는 10.3%로 10%를 넘어섰다. 이밖에 △삼성증권(최고 9.8%) △DB금융투자(9.7%) △하이투자증권(9.6%) △신한금융투자·키움증권·한양증권(9.5%) △유진투자증권(9.3%) △이베스트투자증권(9.2%) △한국투자증권·교보증권·다올투자증권(9.0%) 등이 9%가 넘는 이자율을 부과하고 있다.

증권사들의 신용융자 금리는 10%를 넘어 꾸준히 오를 전망이다. 시장은 연말 국내 기준금리가 3.00%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 증시의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환율 상승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로 해외 자금이 국내 증시에 빠져나갈 우려가 크다. 이런 가운데 최근 코스피지수는 서머랠리를 잠시 멈추고 조정에 들어갔다.

빚투 개미는 느는데 지수가 하락하면서 반대매매 위험은 확대됐다. 반대매매가 일어나면 빚투 개미는 손실을 보고, 증시는 쏟아지는 매물로 추가 하방 압력을 받는다. 또 투자자들이 반대매매를 우려해 주가 급락시 패닉셀링에 나설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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