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1달러=1유로 ‘킹달러’ 시대…달러 부자의 올가을 여행지

입력 2022-08-23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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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가치가 끝을 모르고 오르는 가운데 유로화마저 강달러에 대한 견제력을 상실했다. 달러의 초강세 속에 유로화 가치가 20년 만에 최저로 떨어지며 1달러가 1유로로 교환되는 ‘등가(패리티)’마저 무너진 것이다.

치솟는 환율에 각국 정부는 걱정이 많아졌지만, 미국인들과 달러 투자자들은 조용히 웃고 있다. 벌써 미국엔 때아닌 ‘유럽 특수’ 바람이 불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고공행진하는 달러…맥 못추는 유로화

23일 오전 10시 21분 서울 외환시장(하나은행 기준)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4.40원(0.33%) 하락한 1338.60원에 거래됐다. 급등세가 소폭 진정됐지만, 환율은 최고 1345원까지 치솟았다. 환율이 1340원을 넘어선 것은 2009년 4월 29일(고가 기준 1357.5원) 이후 처음이다.

원·달러 환율 뿐 만이 아니다. 유로화는 달러당 0.9926유로를 기록하면서 2002년 12월 2일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de)의 공격적인 금리인상과 부진한 유로존 경제 전망에 유로화 가치 곤두박질친 것이다.

전문가들은 달러화 초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달러는 언제나 미소

이같은 현상을 두고 ‘달러 스마일’ 이론이 거론되기도 한다. 달러 스마일 이론은 경기 회복기에 당연하게 달러 가치가 상승하지만 경기 침체기에도 투자자들이 앞으로 미 달러화 강세를 내다보고 달러 매입을 진행함에 따라 달러 가치가 상승하는 현상을 말한다. 가로축을 미국 경제 상황으로 세로축을 달러 가치로 했을 때, 경제가 매우 나쁜 상태에서 매우 좋은 때로 가는 동안 자연스럽게 양쪽 입꼬리가 올라가는 모습의 ‘U자’ 곡선이 그려지는 모습을 보고 ‘달러 스마일’이란 이름을 붙였다. 이 이론은 모건 스탠리의 통화 전략담당이던 스티븐 젠이 제시했다.

특히 이번에는 미 연준이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에 나선 것이 달러 강세를 더 부추겼다. 기준금리 인상은 그렇지 않아도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미국 채권에 ‘금리’라는 오르니 전 세계 돈이 몰리는 것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유럽으로 떠난 미국인들

달러의 강세는 곧 미국인들과 달러 투자자들의 소비 여력 증가를 의미한다. 특히 다른 나라 여행으로 커진 소비 여력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CNN 등 미국 언론들은 유럽 여행을 가고 명품이나 고급 와인을 사는 미국인들이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보험사 알리안츠가 6월 펴낸 자료에 따르면 올해 유럽 여행을 떠나는 미국인의 숫자는 지난해보다 600%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가 끝나가는 영향이 크겠지만, 유로화 대비 가치가 15%나 오른 강달러도 무관치 않다. 일부 부유층 사이에선 프랑스에서 저택 쇼핑을 하는 것도 유행이라고 했다.

미 부가가치세(VAT) 환급 제공업체인 플래닛에 따르면 올해 6월 미국 여행객들이 유럽에서 쓴 금액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6월보다 56% 증가했다. 주로 명품 가방과 보석, 시계 등을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CBS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달러는 영국 파운드와 유로보다 약 15% 강세를 보였다. 파리에서는 3.50유로의 아침 크루아상과 에스프레소가 3.50달러라는 의미인데, 미국인에겐 지난해보다 가격이 싸진 것처럼 보일 수 있다.

로마에서는 지난해 6.50달러였던 더블스쿱 젤라토가 5달러로 내려갔다. 영국 런던의 웨스트 엔드에서 ‘해리포터와 저주받은 아이’의 티켓은 지난해 110달러였지만, 100달러면 충분하다.

엠마 하슬렛 영국 뉴스테이츠맨 경제 기자는 CBS와 인터뷰에서 “지금이 유럽에 오기 가장 좋은 때”라며 “여기서 물건을 사는 것이 더 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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