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에즈운하 좌초 사고급 타격” 영국 최대 항구 파업에 글로벌 공급망 또 위기

입력 2022-08-22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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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릭스토우항 노조 8일간 파업 돌입
영국 컨테이너 3분의 1 담당하는 항구
노조, 인플레 상응하는 임금 인상 요구
캐나다서도 파업 우려 고조

▲영국 서퍽의 펠릭스토우항 앞에서 21일(현지시간) 노조원들이 시위하고 있다. 서퍽/AP뉴시스
세계 곳곳에서 파업이 잇따르면서 글로벌 공급망이 다시 위기에 놓였다. 일각에선 지난해 3월 선박 좌초로 수에즈운하가 막혔던 사태와 비슷한 수준의 충격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영국 최대 항구 펠릭스토우항에서 기중기 운전사와 하역 담당자 등 노동자 1900명이 이날부터 8일간 파업에 돌입했다.

펠릭스토우항은 영국 전체 컨테이너 물량의 약 3분의 1을 처리하는 곳으로, 특히 아시아와의 직접 무역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항구를 거치는 선박은 연간 2000척 수준이며 컨테이너 수는 400만 개에 달한다. 미국 롱비치항이나 유럽 허브인 네덜란드 로테르담항과 같은 수준이다.

현재 항만 노조는 치솟는 인플레이션에 상응한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항구 측이 제시한 8% 인상안은 거부했다.

관계자들은 이번 파업이 가져올 타격이 생각보다 더 클 것으로 내다봤다. 장난감 소매업체 엔터테이너의 개리 그랜트 창업자는 “결국 우리는 수에즈 운하에 갇혔던 배들이 큰 비용을 냈던 것과 같은 식으로 비용을 부담하게 될 것”이라며 “사업을 하는 건 그저 위험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데이터 분석업체 러셀그룹은 보고서에서 “이번 파업으로 8억 달러(약 1조 원) 이상의 거래가 중단될 수 있다”며 “기업들은 더 긴 배송 시간과 더 높아진 비용을 전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파업 목표가 협상 타결인 만큼 8일 만에 끝날지도 알 수 없다. 크레인로지스틱스의 안드레아스 브론 이사는 “일주일간의 파업에서 회복하려면 최소 2~3개월은 걸린다”며 “파업이 계속된다면 영국 전역의 공급망에 심각한 혼란이 생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캐나다에서도 노조 움직임이 격해지면서 파업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20개 넘는 산업에서 31만5000명의 노조원을 거느린 유니포(Unifor)는 올해만 약 400개의 단체협약을 앞두고 있다. 유니포 역시 기업들에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엔 물류창고나 전기차 같은 성장 산업에서 조합원 유치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캐나다는 이미 올해 초 트럭 노조가 파업하면서 북미 육상 물류에 애를 먹은 적이 있다. 이달 초엔 국경 노조가 파업해 통관이 일시적으로 마비되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노조는 임금을 더 높게 올리고 조합원을 늘리는 데 노력 중”이라며 “노조의 강경한 태도는 임금 인상을 막으려는 중앙은행들에 걱정거리”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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