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정신적 스승’의 딸, 차량 폭발로 사망...우크라, 암살 배후설 일축

입력 2022-08-22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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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폭탄테러 조사 착수
우크라 “러시아 같은 테러 국가 아냐” 배후설 일축

▲다리아 두기나. 로이터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신적 스승으로 알려진 극우 사상가 알렉사 두긴의 딸 다리아 두기나(30)가 차를 몰고 가다 원인 모를 폭발 사고로 사망했다.

2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두긴의 딸 다리아 두기나가 전날 밤 9시 30분께 모스크바 지역 모자이스코예 고속도로에서 운전하던 도요타 랜드 크루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가 폭발해 숨졌다. 차는 강한 폭발로 산산조각이 났고, 운전자는 현장에서 사망했다.

두기나는 아버지 차량을 몰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러시아 매체는 원래 두긴과 딸이 모스크바 외곽 행사에 참석했다가 같이 돌아올 예정이었지만 막판에 따로 가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두기나의 친구는 러시아 국영 매체 타스통신에 딸이 원래 다른 차를 몰았지만, 이날은 아버지 두긴의 차량을 운전했다면서 이날 사건이 두긴 또는 부녀를 노린 고의적인 공격이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외곽에서 20일(현지시간) 저녁 다리아 두기나가 운전하던 차량 폭발로 사망한 가운데, 수사 당국이 사건 현장 잔해를 살펴보고 있다. 모스크바/타스연합뉴스

러시아 당국은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 있는데, 차량에 폭발 장치가 설치됐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두긴 또는 두긴 부녀를 노린 테러 범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당국은 성명을 통해 "입수한 증거를 고려할 때 이번 사건은 사전에 계획된 범죄이며 살인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당국이 공개한 영상에는 조사관들이 사고 현장에서 폭발로 산산이 흩어진 차량 잔해를 수거하는 모습이 담겼다.

두긴은 푸틴 대통령 사상에 큰 영향을 미친 인물로, 새로운 러시아 제국을 만들고 여기에 우크라이나를 포함해야 한다는 '유라시아 구상'을 제시하며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했다. 주요 외신에서는 그를 '푸틴의 뇌'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언론인이자 정치평론가로 활동하던 딸 두기나 역시 아버지 사상을 적극적으로 옹호하며 러시아 국영방송에 출연해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했다.

용의자는 아직 파악되지 않은 가운데, 러시아에서는 사건 배후에 우크라이나가 있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의 친러 반군 점령 지역인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의 수장 데니스 푸실린은 "우크라이나 정권 테러리스트들이 두긴을 죽이려 했으나 그의 딸을 죽인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 미하일로 포돌랴크는 우크라이나 배후설을 일축했다. 그는 현지 TV에 나와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같은 범죄 국가나 테러 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두기나의 사망과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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