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시장 분리에 경고등 켜져…“연준 인플레 억제 의지 과소평가”

입력 2022-08-21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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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말 이후 GDP 2.5% 증가 그쳐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4% 달해
S&P500지수 상승률은 30% 육박
연준 긴축 지속 예고와 달리 시장은 완화 기대

▲사진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10일 트레이더들이 주가를 살피고 있다. 뉴욕/AP연합뉴스
미국 경제와 시장이 분리되는 상황에 대한 경계심이 커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축을 가속하면서 경기침체 가능성이 커지고 있지만, 시장이 이를 과소평가하면서 향후 큰 혼란을 빚을 것이라는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은 2019년 말과 비교해 약 2.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주요 이코노미스트들이 전망한 내년도 연간 GDP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해 말 4%에서 지난달 말 1%로 뚝 떨어졌다.

같은 기간 정규직 일자리 수는 1%도 늘지 않았지만, 소비자물가지수(CPI)는 무려 14% 상승했다. 짧지만 심각한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대침체 이후 미국 경제가 직면한 불확실성은 매우 큰 상황이다.

반면 뉴욕증시 벤치마크인 S&500지수는 2019년 말 이후 지금까지 약 30% 올랐으며 러셀2000지수는 17% 넘게 상승하는 등 증시와 경제가 괴리된 모습을 보였다.

역사적으로 증시 성적과 경제 성장 사이에는 강한 연관성이 있었던 만큼 지금의 분리 현상이 얼마나 지속할지는 많은 의문이 있다. WSJ는 “지난 3년은 주식시장이 곧 경제는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며 “하지만 경제에서 일어나는 일은 결국 중요하고 주식과 경제가 분리되는 일이 영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시장이 연준의 인플레이션 억제 의지를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현재 미국 연방기금 금리 선물 트레이더들은 기준금리가 내년 3월 3.7%로 정점을 찍고 나서 같은 해 말까지 3.3%로 인하될 것이라는 데 베팅하고 있다. 이들은 연준이 금리를 급격하게 올리는 결정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는 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다.

그러나 연준은 실업률이 높아지고 경제성장이 둔화하더라도 인플레이션 타개를 우선순위에 놓을 것임을 반복적으로 밝히고 있다고 FT는 강조했다. 지난주 매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내년 금리를 인하하는 것에 회의적인 반응을 내놨다. 그는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기업이나 소비자가 겪을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은 금리를 올렸다가 빠르게 내리는 것”이라며 “이는 불확실성을 고조시킬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크게 튀어나온 혹 모양의 금리 경로를 생각하는 건 잘못된 것일 수 있다”고 꼬집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도 “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3회 연속 75bp(1bp=0.01%포인트) 인상을 지지한다”고 밝히며 시장 기대와 다른 발언을 내놓았다.

브리지워터어소시에이츠의 레베카 패터슨 투자전략책임자는 “현재 명백한 시장 가격 책정 오류가 일어나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연준이 더 비둘기파적으로 전환할 것을 기대하고 미리 준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블라인캐피털의 그레고리 화이틀리 매니저는 “시장은 연준과 단절돼 있다”며 “연준이 고용 약화와 성장 둔화를 고려해 긴축 정책을 완화할 것이라는 시각이 시장에 매우 강력하게 뿌리내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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