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 보호주의’ 맛들린 인도네시아...팜유 수출 중단 이어 니켈 관세 추진

입력 2022-08-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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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켈 관세 매겨 수출 억제로 주도권 확보
자국서 니켈 정제 늘려 부가가치 창출
팜유에 이어 두 번째 자국 보호주의 행보
식량 보호주의 이어 에너지 보호주의도 나타나

▲16일(현지시간)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인도네시아 국회 건물에서 독립기념일에 앞서 연례 국정연설을 하고 있다. 자카르타/AP뉴시스

세계 최대 니켈 생산국 인도네시아가 니켈 수출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침을 고려하고 있다. 전기자동차 배터리의 핵심 금속인 니켈 수출을 조절해 업계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니켈 최대 생산국인 인도네시아도 니켈 정제를 늘려 부가가치 창출에 나서겠다”며 “올해 니켈 수출에 관세를 부과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전 세계가 전기차 전환에 박차를 가하면서 니켈, 리튬, 코발트 등 배터리 핵심 금속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 석탄, 팜유와 함께 니켈을 주 수출품으로 하는 인도네시아는 수요 증가에 따른 니켈 가격 상승의 수혜를 봤다.

위도도 대통령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인도네시아의 전기차 공급망 주도권 확보를 노리고 있다. 니켈 수출에 관세를 매겨 해외 수출을 억제하고, 자국에서 니켈 정제를 늘려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위도도 대통령은 지난해 말 “니켈을 정제하면 최대 350억 달러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단기적으로는 세금 부과로 해외 판매가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결국엔 가격 상승 혜택을 보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2021년 12월 26일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에 있는 페로니컬 제련소가 보이고 있다. 술라웨시/신화뉴시스

인도네시아는 올해 초 니켈선철(NPI)과 철과 니켈 합금인 페로니켈에 누진세를 부과하는 방안에 대한 연구를 발표하기도 했다. 위도도 대통령은 궁극적으로 모든 원자재 수출 중단을 목표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올해 초에도 팜유 수출을 중단해 '식량 보호주의' 행보를 보였다.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글로벌 식품 물가가 치솟은 상황에서 세계 팜유 공급량 1위국인 인도네시아의 수출 중단으로 가격은 더 뛰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후 팜유 재고가 확보됨에 따라 수출 중단에서 내수 시장 공급량을 정해두는 내수시장공급의무정책(DMO)으로 정책을 바꿨다. 위도도 대통령은 이날도 “시장이 안정되면 DMO를 철회하겠다”면서도 “국익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국가들도 물가 안정과 식량 확보를 위해 자국 우선주의를 택했다. 말레이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식량 물가가 오르자 6월 초 생닭 수출을 전면 중단했다. 인도는 밀과 설탕 수출을 제한했고, 세르비아와 카자흐스탄은 곡물 출하에 할당량을 부과했다.

식량에 이어 에너지 보호주의도 나타났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 제재 여파로 러시아산 에너지 공급이 축소된 가운데 유럽 주요 국가들은 겨울을 앞두고 각자도생에 나섰다.

유럽 최대 전력 수출국인 노르웨이는 전력 수출 제한 가능성을 내비쳤다. 테르예 아슬란드 노르웨이 석유에너지장관은 8일 의회에서 “수력발전소 수위가 일정 이하로 떨어지면 전력 수출량을 제한할 것”이라며 국내 전력 안정이 최우선이란 입장을 밝혔다.

호주도 10월 액화천연가스(LNG) 수출을 제한할 전망이다. LNG 생산이 줄어 내수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는 호주경쟁소비자위원회(ACCC)의 권고에 따른 결정이다. 지난해 호주는 세계 1위 LNG 수출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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