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원전 정책 유턴...‘폐쇄 예정’ 원전 3기 계속 가동 방침

입력 2022-08-17 17:11수정 2022-08-17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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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정부 관계자 인용해 보도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 단계적 폐쇄 결정했지만
러시아발 공급 불안에 올겨울 에너지 확보 비상
정부 최종 결정 남아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11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베를린/AP뉴시스
독일 정부가 연말까지 폐쇄할 예정이던 원전 3기를 계속 가동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독일이 올겨울 에너지 부족 가능성에 대비해 원전 폐쇄를 연기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해당 사안은 아직 독일 정부가 최종적으로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의회 투표를 거칠 가능성도 있다. 정부 관계자는 “일부 세부사항이 아직 논의되고 있다”며 “몇 주 안에 결론이 나겠지만, (가동 연장은) 기정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원전은 12월 31일까지 안전하며 그 이후에도 안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독일 정부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하자 녹색당 주도로 원전의 단계적 폐쇄를 결정했다. 올해 남은 3기를 끝으로 원전을 전부 폐쇄할 예정이었지만, 러시아와의 에너지 공급 문제로 에너지 가격이 치솟자 결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는 현재 독일과 연결된 천연가스 송유관인 노르트스트림1의 가동을 제한하고 있다. 전체 공급량 중 20%만이 독일로 향하고 있어 당장 올겨울 에너지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이에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지난주 “독일의 마지막 원전 3기를 유지하는 게 타당할 수 있다”고 밝히며 정책 수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당국이 원전 가동 시한을 얼마나 연장할지는 미지수다. WSJ는 “3명의 관계자는 몇 달 동안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숄츠 정권의 세 번째 연정 파트너인 자유민주당 의원들은 2024년까지 운영을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독일은 5월 착공한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도 연내 가동할 계획이다. 로버트 하벡 경제장관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협박에 대처하고 독일에 강력하고 회복력 있는 에너지 기반시설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유럽 가스 공급을 대폭 줄인 러시아는 올겨울 가스 가격이 크게 오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 국영 가스기업 가스프롬은 “유럽 가스 가격은 현재 수준에서 추가로 60% 이상 급등해 유럽 소비자들에게 더 큰 고통을 줄 수 있다”며 “1000㎥당 2500달러(약 328만 원)에 도달한 가스 가격은 올겨울 4000달러를 넘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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