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경제 스태그인플레이션 진입 시, 고통 감수한 개혁 통해 극복해야"

입력 2022-08-1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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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연, '스태그플레이션의 경험과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 발표

(한경연)

한국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으로 진입한다면 단기적 고통을 감수한 개혁을 통해 극복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은 '스태그플레이션의 경험과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를 17일 발표하고 이같이 주장했다.

한경연은 물가상승률과 국내총생산(GDP)갭(실제GDP-잠재GDP)을 기준으로 스태그플레이션 여부를 분석한 결과, 물가상승률 측면에서는 이미 스태그플레이션 기준을 충족했고, 하반기 성장률에 따라 한국경제의 스태그플레이션 진입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경연은 세계무역이 급성장한 2000년 이후 통계를 기준으로 했을 때, 올해 2분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4%(전년 동기비)로 물가 측면의 스태그플레이션 판단 기준치(물가상승률 장기평균 2.34%+표준편차 1.25%)인 3.59%를 웃돌았다고 분석했다.

특히 7월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6.3%를 기록하면서 물가 상승 폭이 커진 만큼 올해 하반기에도 물가 측면에서는 스태그플레이션 기준이 충족될 것으로 전망했다.

2022년 2분기 성장률은 2.9%(전년 동기비)를 기록해 2%대 중반으로 추정되는 잠재성장률을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연은 올해 2분기까지는 GDP갭이 플러스(+)를 기록해 스태그플레이션 기준을 충족하지 않았다고 봤다. 다만, 하반기에는 성장률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스태그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이 커질 전망이다.

한경연은 물가상승률이 둔화하지 않는 상황에서 성장률이 2% 초반까지 하락한다면, GDP갭이 (-)로 전환돼 물가와 성장률 모두 스태그플레이션 기준을 충족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경우 1970년대 오일쇼크 당시의 스태그플레이션 수준은 아니지만, 체감상으로 이에 준하는 ‘준(準) 스태그플레이션(quasi-stagflation)’ 상황에 돌입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경연은 아직 본격적인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은 아니지만, 하반기 스태그플레이션에 진입할 가능성이 작지 않으므로 정책적 대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한경연 관계자는 "스태그플레이션은 과도한 유동성이 풀린 상황에서 공급 충격이 가해지면서 발생하는 것"이라면서 "유동성 축소가 가장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하고, 이 과정에서 단기적 경기침체도 감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경연은 1980년대 초 볼커 연준의장의 강한 통화긴축과 1981년 출범한 레이건 행정부의 공급주도 경제정책을 통해 스태그플레이션에서 빠져나왔던 미국의 사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생산성 향상을 통해 비용 상승 요인 흡수와 공급능력 증대를 꾀하고 규제개혁을 통해 시장의 역동성을 제고하는 한편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비효율적인 재정지출을 억제하는 공급주도 경제정책은 스태그플레이션 시대에 가장 적합한 정책 방향이라고 제언했다.

이태규 한경연 선임연구위원은 “만약 한국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으로 진입한다면 단기적 고통을 감수한 개혁을 통해 이를 극복해야 한다”며 “수요확대, 재정지출 확대 등의 대증요법에 기댄다면 위기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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