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와 대가의 투자지형...버핏, 폭락장서 줄기차게 담았다

입력 2022-08-16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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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말 현재 애플 390만 주 매입
셰브론 등 에너지 관련 주도 사들여
증시 변동성 커지자 공격적 투자 재개
개미들은 기후 법안 통과에 관련 펀드 집중
고위험 ETF도 인기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최고경영자(CEO)가 2019년 5월 주주총회에 참석했다. 오마하/AP연합뉴스
경기둔화 우려와 금리인상 전망이 시장을 덮친 가운데 투자 거인과 개미가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섰다. 투자자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는 2분기 폭락장에도 주식을 아낌없이 담았다. 버크셔가 그간 보유했던 주식 지분을 대폭 늘리고 새로운 테마에도 관심을 보였다. 개미들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정책에 베팅했다.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버크셔는 1250억 달러(약 164조 원) 상당의 애플 주식 390만 주를 매입했다. 애플은 버크셔 포트폴리오의 40%를 차지하는 종목으로, 버크셔는 주가가 떨어진 틈을 타 지분을 추가 매입했다.

버크셔는 에너지 관련 주도 대폭 늘렸다. 셰브론 230만 주와 옥시덴털페트롤리움 2200만 주를 매입했다. 여기에 금융회사 얼라이파이낸셜과 미디어 기업 파라마운트글로벌 지분도 추가했다.

버크셔가 마냥 사들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미국 유무선 통신업체 버라이즌 주식은 처분했고, 자동차 회사 제너럴모터스(GM)와 식품 유통업체 크로거 지분은 축소했다.

▲버크셔해서웨이의 보유 지분 상위 기업과 규모 6월 30일 기준 단위 십 억 달러. 애플/뱅크오브아메리카(BoA)/코카콜라/셰브론/아메리칸익스프레스(위부터) 출처 WSJ
2분기 동안 버크셔가 사들인 지분만 62억 달러에 달한다. 1분기 기록한 510억 달러에서 크게 줄었지만, 그럼에도 매입은 이어가고 있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버핏은 투자할 만한 좋은 곳이 부족하다며 공격적인 투자에 다소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지난해부터 버크셔가 투자 대부분을 자사주 매입에 할애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몇 달 사이 증시 변동성이 급증하면서 버크셔는 다시 지갑을 열기 시작했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자 석유 기업 주식을 공격적으로 사들였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버핏의 견해가 반영된 것이라고 WSJ는 설명했다.

한편 개미 투자자들은 그린에너지 관련 펀드에 이달 들어서만 4억2550만 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의회에서 기후 관련 법안이 통과한 영향이다. 앞서 미 상·하원은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통과시켰다. 해당 법안이 에너지 안보와 기후변화 대응에만 3690억 달러 상당의 자금을 할당하면서 투자자들도 에너지 관련 펀드에 집중했다.

피커링에너지파트너스의 댄 피커링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기후 법안은 많은 투자를 창출시켜 청정에너지 기술의 경제성이 향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후 에너지 안보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다시 높아진 점도 펀드 활성화에 한몫했다고 CNBC는 설명했다.

위험자산 투자 열기도 식지 않고 있다. 최근엔 투자자들이 개별 주식에 베팅할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가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달 투자사 AXS는 디지털 결제 플랫폼 페이팔과 제약사 화이자, 나이키에 대한 단일 주식 ETF를 출시했다. 회사는 롱 또는 숏 포지션을 투자자들에게 옵션으로 제공한다. 롱 ETF는 수익이 좋은 날 실제 주가보다 더 상승하는 대신 숏 ETF는 하락장에서 더 떨어지도록 설계되는 식이다.

AXS의 그레그 바숙 최고경영자(CEO)는 “투자자들이 가장 활발하게 거래되는 일부 단일 종목에 확실한 의사 표현을 하도록 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CNN은 “이러한 투자는 기본적으로 위험하지만, 투자 위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고위험 열풍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며 “이 같은 ETF가 더 많이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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