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들어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증권사들이 제시하는 목표주가도 줄하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각종 호재와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주가 눈높이가 높아지고 있는 ‘K-방산주’에 관심이 모인다. 미ㆍ중 갈등 고조, 대규모 수출 계약 체결 등 잇따른 호재로 최근 주가가 급등한 방산주에 대해 증권가는 피크아웃(고점 통과)보다는 추가 상승을 기대하고 있는 모습이다.
12일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증권사 3곳 이상이 목표가를 하향한 상장사는 코스피와 코스닥을 모두 합쳐 181개에 달했다. 1개월 전보다 목표가가 상향 조정된 기업은 68곳, 목표가가 유지된 곳은 39곳에 그쳤다. 상장사 10곳 중 6곳(62.8%)의 목표가가 낮아진 셈이다.
물가의 고점 통과 신호가 감지되고 있지만, 하반기 경기 둔화 우려가 반영되면서 증권사들이 실적과 주가 눈높이를 모두 낮추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분기 실적 시즌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시장 예상을 밑도는 실적을 내는 기업들의 비중이 증가했고, 올해 기업이익 추정치도 계속해서 하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탄탄한 실적과 수출 호재를 업은 ‘K-방산주’는 목표가가 상향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지난달 적정주가는 7만375원이었는데, 이날 기준 8만1143원으로 15.30% 상승했다. 한국항공우주와 한화솔루션도 6만1286원→7만 원, 4만8988원→5만5550원으로 각각 14.22%, 13.40% 상향 조정됐다. 현대일렉트릭(12.98%)과 LIG넥스원(2.96%) 등도 목표가가 올랐다.
최근 방산주는 미ㆍ중 갈등이 다시 격화하는 조짐이 보이는 가운데 지난달 폴란드 정부와의 대규모 수출 계약 등 호재가 쏟아지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1개월 동안에만 무려 68.79%나 뛰었다. 한화솔루션(39.73%), 현대일렉트릭(39.00%), LIG넥스원(33.03%) 등도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인 8.56%를 크게 웃도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잇따른 호재로 방산주가 고공 행진하는 가운데 증권가는 피크아웃(고점 통과)보다는 추가 상승을 점치는 모습이다. 이후에도 호주 차기 장갑차 사업, 말레이시아 FA-50 경공격기, 노르웨이 K2 전차 등 대규모 사업들의 수출까지 따낼 경우 실적 모멘텀은 더욱 가속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적 전망도 양호하다. 한국항공우주의 3분기 영업이익은 36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00% 급증할 것으로 추정됐다. 예상 매출액과 당기순이익도 각각 26.11%, 259.49% 늘어난 5613억 원, 284억 원으로 집계됐다.
현대일렉트릭과 현대로템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3분기보다 각각 250%, 115%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화디펜스 흡수합병을 앞둔 한화솔루션도 전년 동기 대비 30.21% 증가한 2323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됐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성능, 가격, 신속한 공급능력 등 ‘3박자’를 갖춘 방산기업들의 수출이 대폭 증가하고 향후 신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면서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재평가)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