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미국과 전쟁할 의도 없다” 바이든과 통화서 밝혀

입력 2022-08-12 14:25수정 2022-08-12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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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바이든과의 통화서 전쟁할 의사가 없다고 밝혀
펠로시 강행에 즉각 군사대응했지만, 자제력 보이고 있어
“단기적 전술...3연임 확정 후 과감한 행동 보일 수 있다”는 우려도
전화통화서 미·중 정상, 시기 특정 않고 대면 회담 약속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P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대만 방문을 앞두고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중국은 미국과 전쟁할 의사가 없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시 주석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에 전화를 걸어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후폭풍을 경고하면서도 "지금은 전면적인 위기가 닥칠 때가 아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보도했다. 양국 정상은 당시 통화에서 "평화와 안보를 유지해야 한다"는 점에 뜻을 같이 했다.

이와 관련해 류펑위 미국 주재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시 주석이 당시 바이든과의 통화에서 대만 문제에 대한 중국의 원칙적 입장을 자세히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내 입법부, 행정부, 사법부 간의 권한 분담을 설명하고, 25년 전에도 상원의장이었던 뉴트 깅리치 의원이 대만을 방문한 점을 짚었다. 즉 미국 정부가 중국의 '하나의 중국' 정책을 지지하지만 동시에 국회의원들의 대만을 방문할 권리를 미국 정부가 막을 수 없다는 점을 설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왼쪽)과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타이베이 총통부에서 만나 기념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차이 총통은 펠로시 의장에게 외국에 주는 최고 등급 훈장인 ‘특종대수경운’을 수여했다. 타이베이/EPA연합뉴스

WSJ은 시 주석이 몇 달간 펠로시 의장의 방문을 저지하기 위해 외교적인 노력을 기울였으나 결국 펠로시가 대만 땅을 밟으면서 좌절했다고 전했다. 체면을 구기게 된 시 주석은 곧바로 며칠간 대규모 군사훈련을 벌이고, 미국과의 기후문제를 포함한 여러 이슈에서 협력을 중단하는 것으로 맞대응했다.

그러나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지도부는 미국과 그 동맹국들의 대응을 고조시킬 도발을 할 생각은 없다고 전했다. 올해 3연임 확정을 앞둔 시 주석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현 체재의 안정이기 때문이다. 시 주석이 펠로시 방문 전 바이든 대통령에 전화를 건 것도 미국과의 갈등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 소속 함선에서 한 군인이 5일 대만 군함을 살펴보고 있다. 중국군은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항의해 4일부터 7일까지 대만봉쇄 훈련을 계속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실제로 중국군은 대만 상공을 넘겨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항공기와 군함으로 대만해협 중간선을 수시로 침범하는 도발을 감행했으나, 대만과 미국 등의 완급 조절로 일촉즉발의 상황은 조성되지는 않았다.

중국은 펠로시 의장의 방문을 계기로 유럽이 다른 국가 정치인들이 대만을 방문해 대만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도미노 효과'를 우려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주드 블란쳇 연구원은 "중국은 앞으로 대만 이슈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며서 "이는 앞으로 몇달동안 미·중 관계를 정의하는 특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시 주석이 연임을 확정 지은 후 차기 임기에서는 대만 이슈에 대해 더욱 과감하게 행동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인 스팀슨센터의 중국 책임자 윤선은 "시 주석의 최우선 과제가 안정"이라면서도 "중국 정부가 상당히 자제력을 보이지만, 이는 이는 미국과 관계가 통제할 수 없게 되는 것을 막기 위한 단기 전술일 뿐"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시 주석이 지난달 28일 바이든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소통을 유지하기로 하면서 구체적인 일정을 확정하지 않은 대면 회담을 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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