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전분기 대비 17% 감소
경기침체 잘 버티는 게임산업 부진에 우려 고조
미국 고용 호조 vs. 기업 실적 부진, 엇갈린 신호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엔비디아는 월가 예상에 못 미치는 2023회계연도 2분기 (올해 5~7월) 예비 실적을 발표했다. 2분기 매출이 예상치 81억 달러에서 17% 밑도는 67억 달러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전년 동기 대비 3% 늘었지만, 전분기보다는 19% 감소한 수치다.
게임 부문 매출이 20억4000만 달러로 전년보다 33% 줄고 전분기 대비로는 44% 감소한 영향이 컸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당사 게임 관련 제품 판매 예측치가 크게 감소했다”고 말했다.
최근 게임 시장은 소비자들이 비디오 게임 콘솔 등 비필수 품목 구입을 줄이면서 위축되고 있다. 지난달 엑스박스 제조사 마이크로소프트(MS)는 2분기 게임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7% 감소했다고 밝혔다. 엑스박스 판매량은 11% 감소했고 게임 콘텐츠와 서비스 매출도 6% 줄었다고 발표했다. 플레이스테이션 제조사 소니 역시 게임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2%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37% 급감했다.
엔비디아는 수요 둔화와 함께 거시경제 환경의 역풍도 실적을 악화시킨 배경이라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 도시 봉쇄로 글로벌 공급망이 붕괴되면서 직격탄을 맞았고 가상자산(가상화폐) 시장 혼란도 악재로 작용했다.
JP모건체이스의 샌딥 데샤판데 애널리스트는 “엔비디아의 게임 부문 매출 감소에는 가상자산 시장 반도체 판매 성적이 반영돼 있다”며 “침체 정도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우울한 실적 전망에 엔비디아 주가는 이날 6% 이상 급락했다.
월가는 오락가락 경제지표에 갈 길을 잃었다. 앞서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 7월 비농업 신규 고용이 52만8000개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전월(39만8000명)보다 늘었고 전문가 예상치(25만 명) 대비 두 배 이상 많았다.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좋게 나오면서 연준이 경기둔화 우려를 덜고 41년 만의 최고 수준인 9%대 인플레이션을 꺾기 위한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을 이어갈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그러나 기업 실적이 경기침체 우려를 떨쳐내지 못하면서 시장은 혼돈에 휩싸였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연준의 금리 향방을 좌우할 마지막 지표인 10일 공개되는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