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셰일업계, ‘고유가 시대’ 쾌재 부르지만…‘인플레’ 우려 목소리

입력 2022-08-07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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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상승 힘입어 2분기 사상 최고 실적
원자잿값·인건비 상승 압박
팬데믹 기간 실적 부진 경험에 지출 꺼려
미국 원유 생산량 감소 우려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브래드포드 카운티의 한 셰일가스전에서 근로자들이 작업하고 있다. 브래드포드/AP뉴시스
미국 셰일업계가 고유가 시대 대표적 수혜 업종 하나로 떠오르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지출 증가에 웃지 못하고 있다.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주요 셰일업체들이 최근 사상 최고 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국제유가가 올해 2분기에만 배럴당 평균 110달러 선에 거래된 영향이다.

시장조사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파이오니어내츄럴리소시스(이하 파이오니어), 콘티넨탈리소시스, 다이몬드백에너지, 코테라에너지 등 셰일업체들의 순이익이 2분기에 기록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이중 파이오니어는 전년 대비 6배가 넘는 23억7000만 달러(약 3조 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다이아몬드백에너지도 순익이 14억6000만 달러로, 지난해(3억2800만 달러)의 4배가 넘었다.

그러나 ‘어닝서프라이즈’에도 업계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인플레이션 영향 때문이다. 셰일업체들은 실적 발표 자리에서 인력난 등으로 인한 수익성 약화 우려를 표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기간 셰일업체들은 수천 명의 노동자를 해고했고, 장비에 대한 투자를 전면 중단했다. 이제 업체들은 인력 부족으로 인한 인건비 증가, 원자재 가격 상승에 어떻게 대처할지 고심하고 있다. 시추기계에 동력을 공급하는 경유에서부터 목재, 강철에 이르기까지 시추 활동에 필요한 원자재 가격이 공급망 혼란과 인플레이션 영향 등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파이오니어는 올해 예산을 전년보다 약 7% 늘어난 37억 달러로 책정했고, 데본에너지도 예산이 6%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에너지컨설팅업체 리스태드에너지와 투자회사 피커링에너지파트너스에 따르면 이미 셰일업계 대부분이 올 들어 전년 대비 20~30%에 달하는 비용 증가를 겪은 가운데, 대규모 셰일유 시추업체 10개사 이상이 올해 예산을 2~18% 높게 책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출이 늘어났다고 해서 셰일유 생산을 늘릴 수도 없는 상황이다. 기존 셰일 유정 생산량이 급격히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들 업체가 생산량을 유지하려면 새로운 유정을 파서 시추해야 한다. 이는 곧 시추 비용 증가를 의미한다.

이러한 비용 증가는 향후 미국의 산유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WSJ는 “업계가 팬데믹 기간 실적 부진 경험에 시추 현장에 대한 추가 지출에 신중한 입장”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셰일업체 헤스(Hess)는 올해 잉여현금흐름의 최대 75%를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에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인플레이션 주요 원인인 휘발유 가격 상승을 억제할 수 있도록 셰일업체들에 거듭 증산을 요청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올해 미국 원유 생산량이 전년보다 하루 약 100만 배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생산량은 대체로 보합세를 보인다. 심지어 4~5월에는 노스다코타주의 악천후 여파로 일일 생산량이 약 3만 배럴 감소해 1160만 배럴을 밑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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