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중국 반발에 “남성 의원들 대만 방문 땐 아무 말 없었어”

입력 2022-08-04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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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발, 내가 하원의장이기 때문?...진짜 이유인지, 변명인지”

▲낸시 펠로시(왼쪽) 미국 하원의장과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3일 타이베이 총통부에서 만나 기념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타이베이/EPA연합뉴스

중국의 압박에도 대만을 방문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중국이 강하게 반발한 진짜 이유는 성별일 수 있다고 암시했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펠로시 의장은 이날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함께 한 행사에서 밥 메넨데스 상원 외교위원장을 비롯한 5명의 상원의원이 대만을 방문했던 사실을 언급하며 “(중국은) 남성 의원들이 왔을 때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펠로시 의장은 “내가 하원의장이기 때문에 중국이 그렇게 격렬히 반응을 했다고 생각은 합니다”라면서도 “다만 그것이 진짜 이유인지, 변명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중국은 펠로시 의장의 이번 대만 방문이 확실하게 정해지지 않았을 때부터 강하게 반발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대만 방문에 대해 “불장난을 하는 자는 불장난으로 망한다”고 경고했고, 중국 외교부도 “인민해방군이 ‘멍하게’ 앉아만 있지는 않겠다”고 알렸다.

다만 지난 4월 미 상원의원들이 대만을 찾았을 때도 중국은 군사 훈련을 하고 비판에 나섰다. 블룸버그는 당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는 펠로시 의장의 표현이 중국이 분노한 이유가 자신이 여성이기 때문일 수 있다는 점을 암시하려는 것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차이 총통과의 만남에 대해 “두 정치인은 모두 각자의 정부 내에서 유리천장을 깨부순 인물”이라며 “여성 리더십에 자부심을 가지게 되는 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펠로시는 최초의 여성 미 하원의장이고, 차이 역시 최초의 여성 대만 총통이다.

펠로시 의장은 “나의 이번 방문이 누가 대만을 방문할 수 있는지에 대한 관점을 더 넓혀준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차이 총통은 성별은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대신 펠로시 의장이 보여준 “자유, 민주주의 그리고 인권에 대한 오랜 헌신”에 대해 고마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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