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 하락세에 몸값 낮추는 서울 ‘보류지’

입력 2022-08-03 17:00수정 2022-08-03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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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시세보다 몸값 낮춰 입찰 시작
인기 시들하자 사은품 제공 혜택도

▲서울 강남구 아셈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부동산 시장 거래 한파가 계속되면서 보류지 시장 역시 얼어붙고 있는 모양새다. 서울 아파트값이 조정 국면에 접어들자 보류지도 일제히 몸값을 낮추고 있다.

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수색13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은 지난달 ‘DMC SK뷰 아이파크 포레’ 보류지 22가구에 대해 입찰을 진행한 결과 전용면적 59㎡형 1가구를 제외한 21가구가 모두 매각에 성공했다.

눈에 띄는 점은 모두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낙찰됐다는 점이다. 애초 최저 입찰가격마저 크게 낮은 수준으로 책정됐다. 이 단지 최저 입찰가격은 △59㎡형 7억2550만~8억450만 원 △84㎡형 9억4000만~9억5000만 원 등이다. 현재 이 이파트 분양권 호가는 59㎡형의 경우 9억~12억 원, 84㎡형은 13억5000만 원 수준이다. 시세보다 한참 낮은 수준에서 경매를 시작한 셈이다.

전용 59㎡형 최종 낙찰가격은 8억1100만~9억5333만 원으로 나타났다. 인근에 있는 DMC롯데캐슬더퍼스트 전용 59㎡형이 2월 10억4500만 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적게는 9000만 원, 많게는 2억3000만 원가량 낮은 가격에 매각됐다. 전용 84㎡형은 9억8600만~12억 원에서 매각돼 분양권 호가 대비 1~2억 원가량 낮았다.

수색13구역 재개발조합 관계자는 “모든 평형에서 비교적 고르게 인원이 몰려 경쟁이 치열했다”며 “남은 한 가구에 대해서도 곧 매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렇듯 서울 곳곳에선 조합들이 보류지 몸값을 낮춰 시장에 나오고 있다. 집값 고점 인식과 더불어 금리 인상 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부동산 시장이 조정세로 돌아서자 보류지도 영향을 받은 탓이다. 몸값을 낮춘 가격으로 수차례 도전해도 고배를 마시는 단지도 있다.

노원구 공릉동 ‘태릉 해링턴플레이스’는 지난 1일 일곱 번째 보류지 매각 공고를 내고 오는 23일까지 입찰 신청을 받는다. 이 단지는 3월부터 6차례에 걸쳐 보류지 13가구에 대해 매각을 진행했으나 현재까지 한 가구를 매각하는 데 그쳤다.

(이투데이DB)

이에 최저 입찰가격도 계속 낮추고 있다. 이번 일곱 번째 매각에선 모든 가구의 입찰가를 낮췄다. 전용 59㎡형은 9억3000만 원에서 9억 원으로, 전용 74㎡형은 11억 원에서 10억6000만 원으로, 전용 84㎡형은 12억7400만 원에서 12억6000만 원으로 각각 직전 입찰가보다 몸값을 낮췄다. 아울러 기존 59㎡형과 74㎡형에만 제공하기로 했던 500만 원 상당 전자제품을 모든 가구에 지급하기로 해 경매 참여율을 높였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보류지는 주변 아파트 가격대비 저렴하게 공급받을 수 있는 대상으로 알려져 있다”며 “현재 아파트 매매 시장이 주춤하다 보니 보류지 역시 열기가 식고 있다”고 말했다.

보류지는 조합이 분양상황 변화에 대비해 일반분양하지 않고 조합 몫으로 남겨둔 물량을 말한다. 매각은 공개 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하며, 만 19세 이상 개인이나 법인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청약통장도 필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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