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바이오 투자 부진…정부 펀드 조성, 민간투자 활력소 될까

입력 2022-08-03 15:38수정 2022-08-03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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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셀트리온)

바이오 분야에 대한 투자금 부족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신규 투자 감소는 공모 시장에도 영향을 끼쳐 제약바이오 기업공개(IPO)도 주춤하고 있다. 최근 2~3년 전과 비교해 대규모 기술이전 등 기술거래 소식도 잠잠하다.

3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신약개발과 임상시험에 많은 자금이 투입돼야 하지만,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자금 여유가 있더라도 투자에 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업계는 정부가 하반기 바이오헬스 분야 민간투자 확대를 위한 펀드 조성과 기업투자 지원에 나선다고 밝힌 만큼 자금난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외 벤처캐피탈(VC)의 신규투자액은 4조 6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3% 증가했지만, 바이오·의료 신규 투자는 6758억 원으로 전년 동기 8066억 원보다 약 1300억 이상 줄었다. 업종별 비중도 바이오·의료는 올 상반기 16.9%로 지난해 연간 비중 21.8%, 작년 상반기 26.2%에 비해 대폭 하락한 수치다.

올해 상반기 신규투자액이 가장 많은 ICT서비스는 1조4927억 원, 유통·서비스도 7603억 원이며, 업종별 비중도 각각 37.3%, 19.0%다. 이로써 업종별 비중에서도 바이오·의료는 작년의 2위에서 올해 유통·서비스에 밀려 3위로 내려앉았다.

실제 파멥신은 투자금 부족으로 약 2년간 진행된 임상을 중단했다. 파멥신은 지난달 18일 ‘TTAC-0001의 재발성 교모세포종 다기관 국제 임상’의 미국과 호주 2상 임상시험을 종료한다고 공시했다. 회사 측은 “코로나 후 임상계획 대비 일정 지연과 비용증가로 임상 완료 시까지 상당한 금액의 추가 자금 투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상장 바이오업체 한 관계자는 “전반적인 투자가 위축된 상황이다. VC와 IPO 모두 냉랭한 상황으로, 대다수 바이오 기업들은 보수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올해 5000억 원 규모의 ‘K-바이오·백신 펀드’를 조성한다. 지난달 27일 이기일 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바이오헬스 산업 활성화 방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보건복지부)

이런 가운데 정부는 지난달 27일 ‘바이오헬스 산업 혁신 방안’을 발표를 통해 △바이오헬스 민간 투자 활성화 K-바이오 백신·펀드 조성 등 바이오 분야 투자에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민관 합동으로 올해 공공부문 2000억 원, 민간 투자자 3000억 원 등 총 5000억 원의 글로벌 메가펀드를 조성하고, 향후 1조 원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이기일 보건보지부 2차관은 발표 당시 “공공의 경우 정부 1000억 원, 국책은행 1000억 원 정도를 모금 중이다. 8월 중 펀드운용사를 선정하고 민간투자를 받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펀드운용사는 당초 1곳에서 2개사로 늘리고, 제약바이오 업계 실무 차원에서 민간투자 유치를 위한 협의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경기침체와 금리인상 등 변동성 확대와 생명공학 분야에 대한 낮은 가치평가 등 제약바이오산업에 대한 투자가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투자 계획이 나온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업계는 VC투자 감소와 IPO 위축 등 민간투자가 활발하지 않은 시점이지만, 공공 부문에서 적극적인 투자 의지를 피력한 점에 의미가 있다고 평가한다.

제약바이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도 민간투자가 활발하지 않은 시점이지만, 일부 제약바이오기업의 경우 주가상승과 사업다각화로 인한 캐시카우 확보 등 기존 유보금을 활용한 신규 투자처 발굴 요인이 없지 않다. 따라서 미래 가치를 위한 투자를 외면할 분위기도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번 펀드 조성을 통해 공공부문 출자를 마중물 삼아 민간 투자도 활성화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민관 합동 펀드 조성의 필요성은 더욱 커질 수 있어 규모 확대로도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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