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미국, 드론 공습으로 빈 라덴 후계자 알 자와히리 제거

입력 2022-08-02 16:57수정 2022-08-02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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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년간 대미 공격 주도, 9·11테러에도 깊이 관여
미, 올해 초 카불 은신처 정보 파악해 공습 계획
바이든 “테러리스트 리더는 이제 없다, 정의가 실현돼”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드론 공습으로 제거한 국제 테러 조직 알카에다의 리더 아이만 알 자와히리. AP뉴시스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9·11 테러의 배후로 지목된 국제 테러 조직 알카에다의 리더 아이만 알 자와히리를 드론 공습으로 제거했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블루룸 발코니에서 대국민 연설을 통해 지난달 30일 알카에다 리더 알 자와히리가 미국의 공습으로 제거된 사실을 밝히며 “이제 테러리스트의 리더는 없다”고 밝혔다.

알 자와히리는 2001년 9·11 테러를 주도한 오사마 빈 라덴의 후계자다. 알 자와히리도 당시 테러 계획에 깊이 관여하는 등 수십 년간 대미 공격을 주도해왔다. 그는 1998년 케냐와 탄자니아의 미국 대사관 폭탄 테러 공격을 주도해 224명의 사망자와 4500명 이상의 부상자를 냈고, 2000년 미 해군 전함(USS) 콜호를 공격해 17명의 선원을 죽이고 수십 명을 다치게 했다.

CNBC방송에 따르면 작전에는 드론 1대와 헬파이어 미사일 2기가 동원됐다. 바이든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알 자와히리는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안전가옥 발코니에 서 있다가 드론에서 발사된 미사일에 맞아 사망했다. 공격 후 CIA 지상팀과 공중정찰팀이 알 자와히리의 사망을 최종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공습은 신중하게 계획되고 진행됐다”며 “공습으로 인한 민간인 피해도 없었고, 알 자와히리의 가족 중 누구도 다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WSJ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1일 백악관 상황실에서 처음으로 공습 계획을 보고받았다. 당시 브리핑에는 윌리엄 번스 CIA 국장과 에이브릴 헤인즈 국가정보국장, 크리스틴 아비자이드 국가대테러센터장 등이 참석했다.

정보당국은 수년간 알 자와히리를 지지하는 네트워크와 그의 움직임을 추적한 끝에 올해 초 알 자와히리가 가족들과 함께 카불 은신처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정보당국은 2011년 빈 라덴 제거 작전과 마찬가지로 알 자와히리가 머무는 은신처 구조를 복제한 모델을 회의에 사용했다.

이 모델은 은신처가 있는 건물 전체를 붕괴하거나 알 자와히리의 가족을 포함한 민간인들을 죽이지 않고도 목표를 제거할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하기 위해 사용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최종 브리핑을 받은 뒤 공습 명령을 결정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빈 라덴을 도와 미국 땅에서 2977명의 사람을 죽인 테러 공격을 주도한 알 자와히리가 제거됐다”며 “정의가 실현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누군가 미국 사람들을 위협한다면 그가 어디에 숨었든,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리든 우리는 반드시 그를 찾아낼 수 있다는 사실을 오늘 밤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WSJ는 알카에다로부터 알려진 반응은 없었다고 전했다.

아프간 집권세력인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은 미국의 공습을 비난하고 나섰다. 이번 공습은 탈레반이 카불을 점령한 뒤 알려진 최초의 CIA 대테러 작전이다. 탈레반은 미군이 아프간 철수를 결정할 당시 아프간이 테러 조직의 피난처로 사용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으나 유엔은 탈레반과 알카에다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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