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후] 행복을 위한 삶의 방식

입력 2022-08-0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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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마다 그 시대상을 반영하는 라이프 스타일이 있다. 불과 5년 전 우리의 젊은이들은 “한 번 뿐인 인생, 후회 없이 살자”며 ‘욜로(Yolo)’를 외쳤다. 즐기며 살자를 외쳤지만 욜로는 단순히 충동적이고 육체적인 즐거움만을 추구하는 삶을 일컫는 것은 아니었다. 욜로라는 라이프 스타일 속에는 스스로가 느끼는 가치를 가장 높이 평가하고 내면의 즐거움에 소홀히 하지 말자는 철학이 담겨 있었다.

열심히 살아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란 자조 속에 스스로를 ‘3포 세대’, ‘5포 세대’라 칭하며 미래보다는 당장 현재의 물질적인 소비 경험에만 초점을 맞춘 젊은이들도 있었지만, 새로운 삶의 경험에 집중하며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데 집중한 이들도 많았다. 매년 ‘트렌드 코리아’를 통해 한 해의 트렌드를 발표해 온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도 당시 욜로를 ‘현재의 행복을 위해 도전하고 실천하는 삶의 방식이며, 카르페디엠(Carpe Diem)의 라이프스타일 버전’이라고 정의하기도 했다.

당시 자신의 행복을 찾아 떠난 이들 중에는 여행지에서 새로운 삶의 터전을 찾기도 했고, 내면의 즐거움을 위해 배우기 시작한 취미를 통해 직업을 바꾸기도 했다.

더 멀리 가보자. 2000년대 초반, 당시 젊은이들은 육체적·정신적 건강의 조화를 통한 행복하고 아름다운 삶을 추구했다. 이른바 ‘웰빙(well-being)족’으로 불린 이들은 잘 먹고 건강하게 사는 데 힘을 쏟았다. 유기농 식재료를 이용한 음식을 선호했고, 운동에 있어서도 육체적 단련뿐만 아니라 정신적 수양까지 추구했다.

암울한 경제 상황이 이어지면서 당장 먹고 사는 것을 걱정해야 하는 요즘 시대에 참 꿈같은 이야기다.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는 이를 주도 하는 세대의 달라진 삶의 가치관과 목적의식도 반영한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최근에는 ‘짠테크’가 대세라고 한다. ‘짜다’와 ‘재테크’의 합성어인 ‘짠테크’는 지출을 극단적으로 줄여 투자에 집중하는 젊은 세대의 새로운 문화를 반영한다. 냉면 한 그릇에 1만 원, 머리 한 번 자르는데 2만 원. 그야말로 월급 빼고 다 오른다는 말이 어느 때보다 와닿는 요즘, 이들의 ‘짠테크’는 하나의 문화이기보다는 생존 전략에 가깝다.

그런데 이들 사이에서 ‘무지출 챌린지’라는 것도 유행한다고 한다. 단지 돈을 쓰지 않기 위해 식사를 거르고, 친구들과의 약속을 피하는 것이란다 . 지나친 것은 모자람만 못하다고 했다. 이런 방식의 극단적 절약은 개인적으로는 타인과의 소통 단절 등 부작용을 일으킬 수밖에 없으며 사회적으로도 소비 위축이라는 악순환을 가져온다. 무엇보다 자기 개발에 집중해야 할 시기에 모든 노력을 단지 돈에만 집중하는 젊은이들의 현실이 안타깝다.

웰빙이 됐든 욜로가 됐든, 또 짠테크가 됐든. 정해진 삶의 방식이 자신의 삶을 행복하게 해주진 않는다. 어떤 삶의 방식이 자신을 행복하게 할지 스스로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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