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치기' 유보통합…보육정책 주무부처 복지부도 '패싱'

입력 2022-08-01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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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 공석' 복지부와 협의 없이 일방 발표…"추진단, 교육부 아닌 총리실에 둬야"

▲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국교육시설안전원 앞에서 초등학교 입학연령 하향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교육부의 유보통합 ‘날치기’ 발표에 보건복지부가 들끓고 있다. 유보통합은 어린이집과 유치원으로 나뉜 유아 보육·교육체계를 일원화하는 것으로 현재 보육정책 주무부처는 복지부다.

복지부 고위관계자는 1일 교육부가 지난달 29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유보통합 추진방안을 보고한 데 대해 “기존에 유보통합 추진단을 어디에 설치할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는 나왔는데, 이번 업무보고와 관련해선 구체적으로 협의한 게 없다”고 밝혔다. 특히 “정부의 취지가 사회적 격차를 해소하겠다는 것이라 유치원과 보육을 교육부 품 안에 가져가겠다는 게 우리 입장”이라는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브리핑 발언에 대해 “교육부는 교육부에 뒀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할 순 있지만, 정부 내 입장이 조율된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교육부의 이번 업무보고를 놓고 복지부 내부에선 불만이 많다. 복지부는 인구아동정책관과 보육정책관, 사회서비스정책관 등 3개국 12개과에서 아동·보육정책을 담당하고 있다. 보육정책은 다른 정책들과 연계성이 강하다. 어린이집은 운영 주체에 따라 국공립과 민간, 가정, 직장으로 나뉘며, 어린이집 이용 여부에 따라 영아수당·양육수당 등 사회수혜금 수급자격이 결정된다. 또 국공립 어린이집은 특수법인인 시·도별 사회서비스원에 의해 관리된다. 사회서비스원은 어린이집을 비롯해 공공부문 사회서비스 전반의 시설 설치·운영, 인력 수급을 담당한다.

따라서 유보통합은 단순히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일원화하는 것을 넘어 보육체계 전반을 뜯어고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교육부에서 영유아·아동정책을 담당하는 부서는 유아교육정책과 1개과에 불과하다. 이마저 주된 업무는 유치원 교육과정 수립과 행정·회계관리다. 복지부가 교육부를 중심으로 한 유보통합에 부정적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복지부 고위관계자는 “보육체계 전반을 함께 논의해야 하기 때문에 어느 한 부처에 추진단을 두긴 곤란하다는 게 우리 입장”이라며 “총괄조정과 갈등관리를 위해 국무총리실에 두잔 입장이고, 지금도 그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장관이 공석인 복지부를 ‘패싱’한 데 대한 반발이 심하다. 다른 관계자는 “어린이집과 유치원 모두 누리과정(3~5세)을 운영하는데, 기관에 따라 보육교사의 신분이 달라지고 처우가 달라져 유보통합 필요성에 대해선 기존에도 공감대가 있었다”면서도 “학제 개편도 그렇고, 유보통합도 그렇고 ‘한 개 정책’을 개편하는 걸 넘어 국민 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이런 정책들을 충분한 협의 없이 특정 부처가 단독으로 추진하는 게 옳은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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