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기 흐르는 수도권 분양시장…서울 악성 미분양 한 달 새 481%↑

입력 2022-08-01 16:00수정 2022-08-01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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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스테이트 양주옥정' 미분양 81%
성남시 '이란 모란'은 전 가구 미달
무순위 청약도 잇따라 분양가 낮춰

▲서울 강남구 아셈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조현호 기자 hyunho@)

수도권 분양시장이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곳곳에서 미분양이 발생하고, 서울에서는 수차례 무순위 청약(줍줍)을 진행하는 단지도 나온다.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집값 고점 인식 등이 더해져 수요가 주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경기 양주시 ‘힐스테이트 양주옥정 파티오포레’는 5월 청약 접수 결과 전체 809가구 모집 가운데 81%(661가구)가 미분양됐다. 양주시는 이 단지의 대규모 미달로 6월 말 기준 전체 미분양 가구수가 847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6월 기준 수도권 지역 중 가장 많은 수치다. 5월 45가구와 비교하면 약 18배 늘었다.

전 타입에서 미달한 단지도 나왔다. 경기 성남시 ‘이안 모란 센트럴파크’는 5월 청약을 진행했지만 전 가구가 미계약됐다. 당시 전체 74가구에 대해 신청을 받은 결과 465명이 지원했지만, 정작 계약에는 나서지 않았다. 수도권에서 전 가구가 미계약 된 것은 2020년 7월 서울 강서구 공항동 ‘발쿠치네 하우스’ 이후 2년 만이다. 이후 이안 모란 센트럴파크는 지난달 27일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지만 27명 접수에 그쳤다.

서울에서는 수차례 무순위 청약을 진행하고, 급기야 분양가까지 낮추는 단지도 등장했다. 서울 강북구 미아동 ‘한화 포레나 미아’는 3월 분양에 나선 이래 현재까지 3번의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지만 결국 남은 물량을 해소하지 못하고 4번째 무순위 청약에 나설 계획이다.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서울 강북구 수유동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이날 다섯 번째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다. 이 단지는 고분양가 논란이 일자 앞서 2월 전체 216가구에 대한 청약 접수 중 179가구가 미분양됐다. 6월 입주를 시작했음에도 미계약 물량이 나오자 분양가 최대 15% 할인이라는 초강수까지 뒀다. 이에 전용면적 78㎡형의 경우 초기 분양가는 11억4000만 원대였지만 현재 8억 원대로 낮아졌다.

최근 미분양 사태가 수도권에서도 확산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조사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수도권 미분양 주택 가구 수는 전체 4456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3563건 대비 25.1% 증가한 수치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167%(2790가구) 늘었다. 서울 미분양 주택은 2월 47가구→3월 180가구→4월 360가구→5월 688가구→6월 719가구 등 4개월 연속 늘고 있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도 크게 늘었다. 6월 말 기준 서울 준공 후 미분양은 215가구로, 전월 37가구 대비 481배 증가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이미 분양가에 대한 고점 인식이 상당히 커진 상황에서 금리 인상에 대한 압박과 대출 규모 축소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요즘에는 할인 분양도 나오면서 가격이 더 내려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증가해 수요가 축소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송 대표는 “무엇보다도 수요층이 원하는 적정한 가격대 위주로 입지가 좋은 지역들 중심으로 옥석 가리기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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