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서 배우는 저출산 생존법] 해외시장·고급화서 활로 찾아라

입력 2022-08-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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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아동복 업체 미키쇼코, 19만원 티셔츠 등 프리미엄 초점
구매력 있는 해외 부유층 겨냥
“비싸도 더 좋은 것 산다는 사람들 넘쳐”

▲미키쇼코의 미키하우스 골드 라벨 제품. 출처 미키하우스 홈페이지

저출산 시대를 맞아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 기업도 해외시장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는 절박함이 작용했다.

그러나 단순히 해외시장에 진출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다. 가격경쟁력으로는 중국과 베트남 등 신흥국에 맞설 수 없다. 여기서 필요한 것이 고급화 전략이라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설명했다.

일본의 유명 유아·아동복 브랜드인 ‘미키하우스’를 운영하는 미키쇼코는 6월, 고급 라인업 ‘미키하우스 골드 라벨’을 출시했다. 골드 라벨 제품 가격은 기존 제품의 3~4배로 티셔츠는 약 2만 엔(약 19만 원), 스웨터는 8만 엔에 달한다.

미키쇼코는 구매력 있는 해외 부유층을 겨냥하고 있다. 일본에선 저출산화가 진행되고 있는데 해외에서는 더 비싼 가격에도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미키쇼코는 해외에서 수출 등 경비를 더해 국내의 1.8배에 이르는 가격에 제품을 판매해왔음에도 매출이 증가했다. 골드 라벨 제품도 해외에선 국내가의 1.3배 가격으로 판매될 방침이다.

실크, 캐시미어 등 고급 소재나 미키쇼코만의 제조법을 고집하는 것이 특징이다. 모두 일본 내에서 생산한다. 기존 라인과 차별화를 위해 상품과 포장 모두 흰색이 기본이다. 기존 미키쇼코 제품의 주 색상은 붉은색이다.

미키쇼코는 올해 안에 국내외 매출이 사상 최초로 역전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키쇼코는 2018년부터 중국 등으로 해외 매장 출점을 가속화했다. 국내에서도 부유층을 공략해 매출 감소를 억제해왔지만, 수요 자체가 줄어든다는 사실이 발목을 잡았다. 2042년 일본의 출생아 수는 미키쇼코가 창업할 당시인 1917년의 3분의 1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미키쇼코는 해외 매장 확대에 더해 상품 개발 타깃도 국내에서 해외시장으로 옮긴다는 입장이다.

기무라 고우이치 미키쇼코 사장은 “아동복은 오래 입을 수 없고, 신발도 반년밖에 신지 않으니 그간 일본 기업들은 ‘값싸게 판다’ 정신으로 성공해왔다”면서 “해외 점포가 늘면서 세계에서는 비싼 가격에도 더 좋은 걸 산다는 손님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고가 상품을 통한 해외 매출이 늘면 일본 내 거래처 공장의 경영도 되살아나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높은 기술력을 살려 이익을 계속 확보할 활로를 찾는다면 사업 지속도 쉬워질 수 있다.

파나소닉홀딩스 산하 주택설비 자회사인 파나소닉하우징솔루션스(PHS)도 새로운 라인 ‘카레사’로 고급 주방 시장에 진입했다. PHS는 기능은 물론 디자인까지 잡은 고가 제품의 비중을 늘리고 원재료 가격을 의식하지 않는 사업 모델을 구축할 예정이다. 기존 모델보다 2~3배 높은 가격으로 판매하고, ‘고급 인테리어’ 브랜드의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PHS를 통한 영업과 판매도 하지 않는다.

당분간 일본에서 판매하지만, 궁극적으로는 해외 시장을 노릴 전망이다. 야마다 사장은 “해외에서는 이미 주방이 인테리어”라며 “카레사를 해외로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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