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코스피 “추세적 반등” vs “하방압력”

입력 2022-07-31 10:34수정 2022-07-31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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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권사 12곳 설문…평균 하단 2322·상단 2565 제시
“우크라전쟁 등 리스크 해소 안돼”…“새로운 악재 없어” 의견 엇갈려

(조현욱 기자 gusdnr8863@)

코스피가 3000을 향해 다시 달릴 것인가, 2300선 아래로 주저앉을 것이냐.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8월 증시 상황에 대한 전망은 뒤죽박죽이었다.

31일 이투데이가 키움증권, 신한금융투자, 유안타증권, 하나증권, IBK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현대차증권 등 12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8월 국내 증시 전망에 대해 설문한 결과, 대부분 증권사는 코스피가 최고 상단 2500선에 머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 증권사가 제시한 밴드 하단 평균치는 2322.50였으며, 상단의 평균치는 2565.83였다.

인플레이션에 허덕이는 미국이 물가를 잡기 위해 두 달 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 포인트 인상)을 단행했지만, 경기침체(치솟는 물가, 지정학적 리스크, 글로벌 공급망 악재) 등에 대한 우려가 시장을 지배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유망 테마(투자 주제)로는 단기적 관점에서 주가의 낙폭이 컸던 성장주, 가격전가력이 높은 자동차 부품 업종, 반도체, 화학, 2차전지, 정유, 시총 상위 대형주 업종을 제시하는 증권사들이 많았다.

7월 마지막 거래일인 29일 코스피 지수는 전주 22일 종가 대비 58.36포인트(2.44%) 오른 2451.50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달 마지막 날 종가(2332.64) 대비 5.10% 오른 수치다.

코스피 지수는 최근 5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했다. 지난 25일 2400선을 안정적으로 회복한 데 이어, 29일에는 지난달 17일(2440.93) 이후 한 달여 만에 다시 2440대로 올라섰다.

이에 코스피가 바닥을 다지고 다가오는 8월에는 상승 전환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7월 들어 증시가 회복세를 보이자, 물가 정점을 통과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에 대한 부담도 완화하면서 추세적 반등을 노려볼만하다는 것이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새롭게 보이는 악재는 더 이상 없다. 한미 금리역전, 원·달러 환율 등 위험을 보여주는 가격 지표들이 한 번쯤은 다 고점을 찍었다”라며 “기업 이익추정치도 최하단까지 조정이 있었기 때문에 여기서 가격 조정을 더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시가 상승세를 보이는 것은 지난 7일 삼성전자의 잠정 실적 발표 이후 외국인들의 순매수 전환이 이어진 점도 한 몫 차지한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추세적 반등세는 기본적으로 지속할 것”이라며 “7월 외인 수급이 시작되면서 거래대금이 돌아오면서 주가 상승이 나오고, 원·달러 상승세가 주춤해졌다. 최근 유가가 꺾인 점을 감안하면 물가도 고점을 찍었고, 대형주 중심으로 코스피가 반등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악재로 여겨지던 2분기 기업실적에 대해서도 선반영됐다고 봤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바닥은 이미 경기 침체 이슈가 불거지던 6월 말에 찍었다. 나쁜 요인들도 많지 않고, 시장 자체는 견고한 모습을 보이며 상승할 것”이라며 “2분기 기업 실적이 둔화라고 하지만, 중요한 실적들은 대부분 다 발표됐고, 관련 내용도 다 알고 있기 때문에 문제로 보지 않는다”라고 했다.

강하지는 않더라도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7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꺾이지 않는 물가 상승세, 강달러 지속 등에 따른 하방 위험을 고려해 비관적인 전망에도 힘이 실렸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 반등 흐름을 추세적 상승으로 보진 않는다. 6월에 많이 급락해서 그에 대한 반발 매수세가 들어온 것으로, 증시는 8월에 다시 하방 압력을 받으려고 한다”라며 “사실 연준의 금리 전망이나 현재 매크로 상황은 계속 안 좋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가스, 유가 흐름을 보면 물가도 기대만큼 빨리 떨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업 실적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도 부담이다. 강 연구원은 “아직까지만 봤을 때는 우려보다 양호한 수준이지만, 8월 중순까지 봐야 알 수 있다. 끝까지 갔을 때 향후 기업 이익 증가율이 더 낮아질 수도 있다”라며 “여기에 유럽 노르트스트림 가스 공급 20% 감축과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도 불안 요인”이라고 짚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앞으로도 물가가 잡히지 않고 요지부동 버티거나, 우크라이나 전쟁, 코로나19 변이 확산 등 긍정적 기대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리스크가 될 것”이라며 “기업 이익도 삼성전자, 애플, 테슬라같은 독보적 브랜드파워를 지닌 기업은 시장이 버틸 수 있는 반면, 한계기업 또는 시장지배력이 낮은 곳은 흔들리면서 기업별로 차별화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설명했다.

1300원 선에 걸친 원-달러 환율 변수도 끝나지 않았다. 결국, 8월 증시를 결정할 주요 변수는 강달러 완화에 따른 환율 향방이 될 전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한미 금리역전으로 인한 외인 자금 유출 우려는 제한적으로 봤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금은 연준의 미래 금리 인하 기대감이 반영돼 박스권으로 가는 정도인데, 반등 기대감이 심하다고 생각한다”라며 “8월 둘째 주에 미국 소비자물가지수가 높게 나올 경우 금리 인상 속도에 대한 기대감이 완화되고 강달러가 또다시 재현될 수 있어 가장 큰 위험”이라고 강조했다.

8월 원·달러 환율 예상 밴드에 대해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1280~1310원 선을 제시했다. 정 연구위원은 “이번 주 들어 환율이 1300원 아래로 떨어진 모습인데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발표 등 변수가 완전히 끝났다고 보진 않는다. 아직 변동성이 남아있기 때문에 8월에도 1300원 선에 걸쳐놓고 있다”라며 “한미 금리역전은 큰 위험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특히 낙폭과대주, 반도체, 자동차, 화학, 정유, 2차전지 업종 등에 주목했다. 변 연구원은 “자동차 업종이 1, 2분기 연속 서프라이즈가 나왔다. 반도체 수급 완화로 생산 완화 가능성까지 열려있어 자동차 완성차 및 부품 업황의 턴어라운드라고 본다”라고 했다.

대형주나 배당주 위주의 보수적 투자전략에 무게를 두는 조언도 나온다. 강 연구원은 “외국인 순매수를 가장 중요한 변수로 본다. 최근 외인 거래지분이 개선되면서, 코스피 이익 추정치가 하향되는 곳에서 시총이 큰 대형주 위주로 좋게 본다”라고 했다. 서 연구원 또한 “경기 둔화는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경기 방어주, 배당주가 괜찮은 투자처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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