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지 보이콧 역풍”...아시아 최고 여성부호, 재산 절반 ‘증발’

입력 2022-07-28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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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세 부동산 재벌, 순자산 절반 넘게 급감
모기지 보이콧 확산 따른 주가 급락 영향

▲양후이옌 비구이위안 공동회장. 출처 바이두

중국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우려가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인 컨트리가든홀딩스(중국명 비구이위안)의 공동회장이자 아시아 최고 여성부호인 양후이옌(42)의 재산이 절반 넘게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양후이옌 공동회장의 재산은 이날 하루에만 20억 달러가 감소해 113억 달러(약 15조 원)를 기록하게 됐다. 이 회사 주가가 이날 하루에만 15% 넘게 급락했기 때문이다.

양 회장은 올해 초 237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보유해 블룸버그억만장자지수 기준 아시아 최고 부호 여성 타이틀을 차지했던 인물이다. 하지만 내로라하는 부동산 재벌도 시장의 잇따른 경고음을 피해 가지 못했고, 7개월 사이 그의 재산 가치도 급감하게 됐다. 특히 최근 주택 구매자들의 모기지 상환 보이콧이 확산하면서 시장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모기지 보이콧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유동성 위기에 지연 또는 좌초되는 건설 프로젝트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나왔다. 비구이위안의 경우 아직은 모기지 보이콧에 대한 직접적인 타격을 받지 않았지만, 시장 분위기가 냉랭해지면서 간접 영향을 받고 있다.

이날 비구이위안은 28억3000만 홍콩달러 규모의 유상증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실상 현금 부족에 따른 결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양후이옌의 급격한 재산 가치 감소 등의 현상은 모기지 시장 위기가 중국 최대 부동산개발업체인 비구이위안은 물론 중국 전체 금융시스템과 자본시장에 타격을 줄 것을 시사하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홍콩에 있는 광다증권의 케니 응 전략가는 “투자자들이 모기지 보이콧 프로젝트 수가 빠르게 증가하는 것을 보고, 이러한 현상이 비구이위안으로 확산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이 회사 역시 상당한 부채가 있고, 봉쇄 조치가 완화됐지만, 여전히 6월 판매가 전월 대비 둔화한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비구이위안 주가는 지난해 부동산 위기 초기 비교적 선방했으나 이번 달 들어서는 2011년 이후 최악의 월간 수익률 기록을 목전에 두고 있다.

한편, 양 회장은 현재 비구이위안 지분 약 60%를 가진 최대주주다. 비구이위안은 그의 아버지인 양궈창이 1992년 중국 남부 광둥성에서 시작한 회사이다. 2005년 양궈창은 둘째 딸인 양후이옌에게 회사 지분 과반을 양도했고, 비구이위안이 2008년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하면서 양후이옌은 25세 나이에 중국에서 가장 부유한 여성이 됐다. 이후 2012년 부회장직에 올라 2018년부터 지금까지 아버지와 공동 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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