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도 아들 “유산 상속 때문에 ‘50억’ 퇴직금 말 안 했다”

입력 2022-07-28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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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대유자산관리로부터 퇴직금 50억원을 받은 곽상도 전 국회의원의 아들 병채씨가 2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곽 전 의원의 대장동 개발사업 뇌물 수수 혐의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에서 퇴직금 50억을 받은 곽상도 전 국회의원의 아들 병채 씨가 부친에게 퇴직금 수령 사실을 말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유산 상속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을까 봐 그랬다”고 밝혔다. 곽 전 의원은 아들이 퇴직금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주장해왔다.

27일 병채 씨는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이준철) 심리로 열린 곽 전 의원의 뇌물 수수 혐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곽 전 의원의 변호인은 증인 신문 과정에서 병채 씨에게 “퇴직금이 고액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어 보이는데 부친에게 밝히지 않은 이유가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병채 씨는 “당시 어머니 상속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였다”면서 “제가 그런 성과급을 받았다는 것을 얘기하면 상속 부분에 있어 제 기준에서는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도 있었다”고 답했다. 또 그는 부친에게 “화천대유에 입사했던 사실도 알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병채 씨는 지난해 4월 말 화천대유에서 퇴직하면서 50억 원(세금 제외 25억 원)을 받았다. 병채 씨의 모친은 지난해 5월 20일 지병이 악화해 별세했다.

검찰은 화천대유가 2015년 하나은행과의 ‘성남의 뜰’ 컨소시엄 무산위기를 겪을 때 이를 막아준 대가로 곽 전 의원에게 거액을 상납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병채 씨를 통해 곽 전 의원에게 뇌물을 건넸다는 것이다.

이날 검찰은 퇴직금 수령 시점에 곽 전 의원과 병채 씨의 통화 횟수가 늘어난 사실을 제시하며 곽 전 의원이 실질적으로 병채 씨의 퇴직금을 관리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곽 전 의원은 당시 위독했던 아내의 간병 문제 때문에 아들과의 통화가 늘어난 것이라고 맞섰다.

병채 씨는 모친 유산 상속 과정에서 “곽 전 의원은 200~300만 원 정도를, 누나와 자신은 모친이 남긴 예금 일부와 부동산을 일대일 비율로 분할 받았다”고 했다.

직전 공판이 열렸던 20일에도 병채 씨는 증인으로 출석해 50억 퇴직금 수령 사실에 대해 아내에게도, 부모님에게도 알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로또 당첨금보다도 큰 돈인데 왜 부모님 등 가족에게 알리지 않았나’고 묻는 검사의 질문에 당시 그는 “말씀드려야지라는 생각 자체를 못 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월급 액수조차 아버지한테 말한 적이 없는데 성과급을 말할 이유도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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