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지 않겠다"던 尹대통령의 침묵...벌집쑤신 국민의힘

입력 2022-07-27 16:59수정 2022-07-28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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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권성동…바람 잘 날 없는 與
'문자 유출' 사태 일파만파
정면돌파 보단 침묵 택한 尹
대통령실 "과도한 해석 유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참모 뒤에 숨지 않겠다

윤석열 대통령이 과감하게 도어스테핑(즉석 기자회견)을 시작한 계기다. 그동안 윤 대통령은 이 같은 취지에 맞게 경외 일정이 있는 날을 제외하곤 어김없이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생각을 가감없이 전달했다. 하지만 권성동 원내대표와의 '문자 유출' 사태를 대하는 윤 대통령의 태도는 달랐다. '정면돌파'보단 '침묵'을 택했다.

윤 대통령이 권 원내대표에게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겨냥해 “내부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라고 보낸 문자메시지가 공개돼 논란이 시작된 26일 당일에도 대통령실은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 잇단 취재진의 질문에도 대통령실은 "권 원내대표가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고만 답했고, 실제 권 원내대표는 "당 대표 직무대행까지 맡으며 원 구성에 매진해온 저를 위로하기 위한 표현으로 생각된다. 오해를 불러일으킨 점 사과드린다"고 해명했다.

▲26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 398회 임시회 6차 본회의 대정부 질문 도중 국민의힘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문자대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 398회 임시회 6차 본회의 대정부 질문 도중 국민의힘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문자대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음날인 27일 역시 윤 대통령은 침묵으로 일관했다. 이날 오전엔 공교롭게도 경기도에서 비상경제민생회의가 열려 윤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이 아닌 경기도로 출근했다. 공식적으로 도어스테핑이 없는 날이다. 일정을 마친 윤 대통령은 정오 직전 청사에 복귀했지만 '문자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에게 입을 열진 않았다.

급기야 최영범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직접 나서 "권 원내대표가 이미 입장을 밝혀 대통령실이 추가로 입장을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 우연치 않은 기회에 노출된 문자 메시지를 지나치게 확대 해석하거나 과도하게 보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여전히 취재진은 대통령의 직답을 기대했다. 기자들은 "윤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밝혀여 한다"는 목소리를 냈지만, 대통령실은 "국정과제를 수행하고 보살피는 상황에서 직접 나서 일일이 말씀하시라고 하면 대단히 지장을 많이 받을 것 같다"는 입장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민통합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부총질’ 문자 사태와 이에 대한 윤 대통령의 침묵으로 결과적으론 윤 대통령의 이 대표에 대한 불신임 속내만 드러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이번 문자 사태로 당무 개입을 안한다)는 윤 대통령이 결국 권 원내대표와 직접 소통하며 당무에 개입한 것으로 보여진다"며 “윤 대통령이 이 대표 적출에 적극 개입한 것으로 비춰지게 됐지 않나”라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이번 사태로 권 대행과 윤 대통령, 이 대표 모두 타격이 있을 것"이라며 “결국 확실히 남는 건 윤 대통령의 이 대표에 대한 인식만 드러난 것”이라고 짚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치전문가도 “여당 대표인데 대통령이 노골적으로 부정적으로 본다고 하면 그 권위는 끝났다고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나아가 이번 문자 사태로 이른바 ‘이준석 키즈’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박민영 대변인은 페이스북에 “윤석열 대통령을 믿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잘 모르겠다"고, 임승호 전 국민의힘 대변인도 "마음 한구석이 아려오는, 섧은 어둠으로 가득한 밤”이라며 착잡한 심정을 표했다. 신인규 전 국민의힘 상근 부대변인도 “지도자의 정직, 지도자의 의리, 지도자의 처신, 지도자의 그릇”이라는 짧고 굵은 메시지를 내며 윤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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