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랑 사진 찍고 가세요" 김우빈이 전한 따뜻한 말

입력 2022-07-27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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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엠엔터테인먼트)
저랑 사진 찍고 가세요.

‘외계+인’ 인터뷰로 만난 김우빈은 한 시간 남짓 영화 이야기를 나누던 기자들이 자리를 뜰 때쯤 이 같이 말하며 먼저 자리에서 일어섰다. 특별한 요청을 받기도 전에 나서서 포즈를 취해오는 건, 유명 배우로서는 좀 이례적인 일이다.

2017년 비인두암 완치 판정을 받고 건강 추이를 지켜보는 동안, 김우빈은 6년여의 공백기를 견뎠다. 아프고 난 뒤 주변 사람들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게 됐다는 그의 말끝에서 ‘큰일’을 겪고 난 사람만이 지닐 수 있는 삶에 대한 단단한 애착이 뚝뚝 떨어져 나왔다. 지난 18일 서울 종로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외계+인' 스틸컷 (CJ ENM)

김우빈은 “지난주가 치료 끝난 지 5년이 되는 때여서 검사를 했는데, 예전보다 더 건강하다는 소견을 받았다”며 입을 열었다.

"길 가다가 만나는 분들도 안타까워해 주고, 괜찮냐고 물어봐 주셨어요. 그런 힘을 얻어 회복이 빨리 된 것 같아요. 병원에서도 놀랍다는 말을 많이 하세요. 대중의 응원이 치료의 결과로 나왔어요. 그 마음을 잊지 않고 싶어서, 더 많은 기적이 일어나게 해달라고 매일 기도해요."

몸을 추스르던 중 김우빈은 최동훈 감독의 신작 제안을 받았다고 한다. 지난 20일 개봉한 SF물 ‘외계+인’과의 인연이 시작된 시점이다. 극 중 현대와 고려시대를 오가며 인간 몸에 가둬진 죄수를 관리하는 ‘가드’역을 맡았고, 촬영 이후 후반작업 과정에서 CG기술로 구현될 조력 로봇 ‘썬더’를 상상하며 임무를 수행하는 연기를 펼쳤다.

▲'외계+인' 스틸컷 (CJ ENM)

그는 당초 최동훈 감독의 다른 신작 '도청' 출연을 확정지은 상태였지만 건강 악화로 작업을 중단한 바 있다.

"영화계로 돌아간다면 가장 먼저 최 감독님 시나리오 우선으로 볼 거라고 마음먹었어요. 감독님이 저를 필요로 한다면 그게 어떤 역할이든 달려가려고 했습니다."

'외계+인'으로 모처럼 돌아온 촬영장에는 낯선 점이 많았다고 돌이켰다. 외계인과 우주선이 등장하고 시대를 오간다는 설정의 판타지 작품 특성상 촬영본에 덧입혀질 CG를 상상하며 연기해야 하는 장면이 많았기 때문이다.

원격으로 장비 상태를 조율하고 디지털 패드로 조명을 통제하는 현장의 새로운 모습을 보고 있자니 "그 사이에 세상이 많이 변했더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웃었다.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센서가 부착된 전신 타이즈를 입고 블루매트 위에서 분량을 소화하는 일이 많아 종종 민망한 때도 있었지만, 촬영 현장으로 돌아올 수 있어 무척 설렜다고 한다.

▲'외계+인' 스틸컷 (CJ ENM)

이날 인터뷰에서 현장에서의 경험만큼이나 자주 이야기된 건, 쉬는 동안의 생각들이다.

"스무 살 때부터 일을 시작하면서, 제 능력보다 더 큰 일을 맡았다는 생각에 부담이 많았어요. 매일 잠도 안 자고 채찍질했죠. 드라마를 촬영할 때 만약 세 시간 잘 시간이 있으면, 두 시간은 운동하고 한 시간만 자고 나가고. 매일 밤을 새며 대본을 보면서 부족함을 채우려 했어요. 그러다가 쉬게 되니 여러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요즘은 자신의 부족함을 있는 그대로 마주하려 하는 중이다.

"'그래, 너 원래 부족했는데 뭐' 하면서 인정해줍니다. 내가 나를 더 사랑하게 되니 남도 더 사랑하게 돼요. 연기할 때도 상대 연기를 더 집중해서 보게 되더라고요."

그는 '외계+인' 이후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전문직 역할이나 지극히 현실적인 연기를 할 수 있는 배역을 맡아보고 싶다고 했다. 그 과정에서 "지금 내 앞에 있는 것을 더 잘 느끼려 한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요즘은 하루를 충실하게, 오롯이 느껴보려 하고 있어요. 오늘보다 더 잘 살 자신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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