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소비 줄이는 미국인들, 경기침체 우려 가중

입력 2022-07-26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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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자동차협회 설문조사, 88%가 운전 줄여
월마트, 가전제품 등 소비 감소에 실적 전망 하향
옐런·바이든 연일 “경기침체 아니다” 진화 나서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리포사카운티 고속도로에서 22일 트럭 한 대가 지나고 있다. 마리포사카운티/AP뉴시스
미국에서 높은 인플레이션 탓에 소비자들이 평소보다 운전과 소비를 줄이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전미자동차협회(AAA)가 지난달 미국 성인 1002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64%가 치솟는 에너지 가격에 대응하기 위해 운전을 비롯한 생활 습관을 바꾼 것으로 집계됐다.

응답자 88%는 운전을 줄였고, 절반 이상이 쇼핑과 외식을 줄였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 상당수가 올해 휴가를 연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휘발유 가격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인 3월부터 국제유가 상승과 함께 치솟았다가 최근 들어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하지만 현재 가격인 갤런당 4.355달러는 여전히 1년 전보다 38% 높은 상황이다.

휴스턴 라이스대 베이커공공정책연구소의 미셸 포스 연구원은 “가처분 소득이 계속 인플레이션에 밀리는 이상 유가 하락만으로는 생활 패턴이 회복하지 못할 수 있다”며 “가격이 내려가면 휘발유 판매에 속도가 붙겠지만, 더 중요한 건 인플레이션에 대한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미시시피주 디베르빌의 월마트 매장에서 고객들이 쇼핑하고 있다. 디베르빌/AP뉴시스
소매업계도 위기를 느끼기 시작했다. 월마트는 소비 행태가 변함에 따라 2분기와 연간 실적 전망을 대폭 하향했다.

월마트는 이날 회계 2분기(5~7월)와 연간 조정 주당순이익(EPS)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8~9%, 11~13%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월마트는 성명에서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소비자들은 의류나 전자제품 등에 대한 지출을 줄이고 식료품과 같은 필수품에 더 많이 지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상 필수품은 전자제품이나 의류보다 이익 마진이 낮다.

앞서 월마트는 지난 5월 실적 발표 당시 2분기 EPS는 소폭 증가, 연간은 1% 감소라는 전망치를 제시했는데 10주 만에 하향 조정한 것이다.

빌 사이먼 전 월마트 최고경영자(CEO)는 CNBC방송에 출연해 “본격적인 경기침체를 앞두고 소매업체들 사이에서 재고 문제가 심각한 수준으로 불거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경기침체 불안감이 커지자 미국 정부는 우려 해소에 나섰다. 전날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NBC방송에 출연해 “강력한 고용 수치와 소비자 지출에 따라 경기침체가 불가피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 데 이어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기업인들과의 화상회의에서 “실업률은 역사상 가장 낮은 수준으로, 미국이 경기침체를 겪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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