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부진에 올해 상반기 장내 주식거래대금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가까이 급감했다. 글로벌 긴축과 경기 침체 우려로 코스피가 올해 들어 주저앉으며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거래대금 감소세가 상승 전환 시 주가 반등에 탄력이 붙을 수 있다는 낙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22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주식시장 거래대금 총액은 2605억6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3415조 원) 대비 23.7% 줄고, 전년 동기(4171조3000억 원) 대비 37.5% 감소한 규모다.
장내 주식시장 거래대금도 2021년 1월 고점 후로 18개월째 감소 중이다. 코로나19가 발생 이후 △ 2020년 상반기(2765조) △2020년 하반기(3901조) △2021년 상반기(4171조) △2021년 하반기(3415조) 증가세를 보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감소했다. 이는 코로나19 발생 초기인 2020년 상반기 규모를 밑도는 수치다.
주식 거래대금 청산 후 실제 지급된 금액을 의미하는 결제대금도 줄었다. 올해 상반기 주식결제대금은 203조9000억 원으로 지난해(280조3000억 원)보다 27.3% 감소했다.
시장에서는 거래대금 감소가 ‘증시 바닥론’을 확인하고 추세적 반등이라는 긍정적 전망과 여전히 긴축 압력 리스크가 크다는 부정적인 시각이 엇갈린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000년 이후 12개월 이상 연속으로 시가총액 대비 거래대금 비율이 감소를 보인 구간이 4차례인 점을 감안하면, 지금의 거래대금 감소 수준은 이례적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변화율로 살펴보더라도 월평균 시가총액 대비 거래대금은 17개월째 마이너스(-) 국면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산출됐다.
이어 “코스피 저점을 지난 6월 말~7월 초로 봤을 때 거래대금은 9월 전후로 상승 탄력이 강화되는 시점이 있을 것”이라며 “이는 인플레이션 피크아웃과 통화 정책에 대한 확인 등 매크로 측면의 관망세 완화와도 부합하며 주가에 긍정적 역할을 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6월 한 달 새 13.15%가 하락했던 코스피는 이달 들어 3.28% 상승했다.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단기적으로 소폭 완화됐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추세적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현재는 경기 침체로 가는 큰 사이클 안에서 과도했던 침체 우려가 소폭 완화되는 소(小) 사이클로 판단한다. 한국의 올해 4분기와 2023년 1분기 역성장을 전망하며 경기는 침체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