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신용등급 지표의 하향 우위 기조가 여전한 가운데, 불리한 거시환경 변화로 신용도 추가 상승 동력이 약화될 전망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한국신용평가(한신평)는 ‘2022년 상반기 정기평가 결과와 하반기 산업전망’을 주제로 21일 온라인 세미나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밝혔다. 기업 신용등급은 지난 6월 말 기준 ‘부정적 하향(26건)’ 검토 건이 ‘긍정적 상향(19건)’보다 높게 나타났다.
분석 대상 산업(19개) 중 석유화학, 디스플레이의 크레딧 아웃룩이 기존 대비 ’부정적‘으로 변경됐다. 반면, 자동차 산업은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개선됐다. 크레딧 아웃룩은 발행자 또는 발행자의 향후 1~2년 이내 신용등급 방향성에 대한 전망으로 긍정적·안정적·부정적으로 분류된다.
한신평은 “최근 국내외 경기 상황과 각종 거시 변수의 불확실성을 감안했을 때 크레디 아웃룩이 변경되지 않은 나머지 업종들도 연초 전망 대비 업황이 저하될 것”이라며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진 기업 신용도 개선 추세는 향후 상당 부분 약화될 것으로 판단한다”라고 전망했다.
석유화학의 하반기 신용전망은 전반적으로 수익성이 약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석유화학 수익성과 직결되는 유가의 경우 지난 6월 고점 대비 하락했으나, 여전히 배럴당 100달러 내외에서 유지되고 있어 원가 부담이 높은 수준이다.
수급상황도 밝지 않다. 한신평은 “하반기에 유가가 하락세를 보이더라도 비우호적인 영업 환경으로 단기 실적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2022년 글로벌 에틸렌 생산 역시 수요 대비 공급 부담이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짚었다.
반면 해운 산업과 자동차 산업의 크레딧 아웃룩은 긍정적 평가가 나왔다. 작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우호적인 해운 시황이 신용도에 전반적으로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한신평은 “해운산업은 금리 인상 인플레이션 등 매크로 측면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전 선종에서 우호적인 시황이 전개되고 있다”라며 “러시아 전쟁 장기화로 해상 교역로가 장거리화되며 실질 선복량 감소를 유발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높은 운임도 해운 산업에 우호적이다. 한신평은 “7월 현재 BDI(건화물선 운임지수) 지수는 2000선, SCFI(상하이 컨테이너 해운운임 지수) 지수는 4200선에서 횡보하는 등 전년 대비 낮지만, 여전히 높은 운임이 이어지고 있다”라며 “ 해운업계는 시황 호조에 힘입어 당분간 우수한 이익 창출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자동차 산업의 경우 “완성차 시장은 반도체 공급 부족 완화로 하반기 생산량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며 “부품사도 전방 생산력 회복에 따라 실적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원재료 운송비 등 비용 상승분의 가격 전가력, 친환경차 부품 대응력 등에 따라 차별화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한신평은 하반기 기업 신용과 관련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원자재 가격 및 공급망 차칠 수준 변화, 코로나19 재확산 등이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중점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최형욱 한국신용평가 평가정책본부 실장은 “2020년 저점으로 개선되고 있으나 가파른 금리상승, 지방 부동산 경기 저하 등으로 상향기조가 둔화할 전망”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