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성명도 없이 끝난 G20 재무장관 회의...11월 정상회의도 ‘불투명’

입력 2022-07-17 15:03수정 2022-07-17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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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런 “러시아의 부끄러운 행위 명확하게 규탄”
중국 등 신흥국, 러시아 비난에 동참하지 않아
러시아 “대러 제재가 인플레 초래”
11월 정상회의땐 푸틴도 참석 예정

▲스리 물랴니 인드라와티 인도네시아 재무장관이 16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폐막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발리/AP연합뉴스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가 공동성명도 없이 16일(현지시간) 폐막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싸고 각국의 입장 차이가 공동성명 채택을 가로막았다. 이에 오는 11월에 열리는 G20 정상회의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한층 커지게 됐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번 회의에 참석한 G20 대표들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식량 위기와 에너지 가격 급등, 기후 변화 등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각국에 인플레이션에 대처하기 위한 긴급 조치를 취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그러나 성과는 거의 없었다. 서방 국가 대표들은 저번 회의와 달리 러시아를 거부하지는 않았지만, 러시아를 눈엣가시처럼 비판하기 바빴다. 러시아는 이에 정면 반박했다.

서방 국가들은 인플레이션 원인이 러시아에서 비롯됐다며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러시아가 G20의 구성원으로 참여하고 있으면서 전쟁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지를 두고 다른 국가들에 동의하지 않기 때문에 지금은 어려운 시기”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과 다른 나라들은 러시아의 부끄러운 행위를 명확하게 규탄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회의에 초대된 제르히 마르첸코 우크라이나 재무장관은 화상 연설에서 “(러시아에) 더 가혹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중국과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다른 G20 대표들은 러시아에 대한 비난에 동참하지 않고 말을 아꼈다. 화상 형태로 회의에 참석한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과 회의장에 직접 자리한 티무르 막시모프 재무부 차관은 인플레이션 원인에 대한 서방의 비난에 “미국과 유럽의 (대러) 제재가 물가 상승을 초래했다”며 반박했다.

▲16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채들이 모여 회의하고 있다. 발리/AP뉴시스
각국 대표들은 결국 이날 회의에 대한 만장일치를 원칙으로 한 공동성명을 채택하지 못했고, 대신 이번 회의 의장국인 인도네시아의 스리 물랴니 인드라와티 재무장관이 전반적인 회의 내용을 요약한 의장 성명만 내놨다.

독일 일간 도이체빌레(DW)는 이번 회의는 G20 체제의 협력과 다자주의 정신의 결함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신흥국의 부채문제가 글로벌 경제 뇌관으로 부상한 상황에서 G20 협의 체제가 기능부전의 모습만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사실 이번 회의가 ‘알맹이’ 없이 끝나게 될 것이란 우려는 일찌감치 나왔었다. 지난 4월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는 러시아 측이 발언을 시작하자 미국 재무장관을 비롯한 서방 국가 장관들이 회의장 밖으로 퇴장하며 항의 표시를 했다.

이번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지난 4월의 재무장관 회의 때처럼 ‘보이콧’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지만 오는 11월로 예정된 G20 정상회의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커지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11월 정상회의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참석할 예정이다.

현재로서는 회의 참석을 두고 서방 국가의 보이콧 움직임은 없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지난 5월 “푸틴의 참석 여부와 상관없이 주요 7개국(G7) 정상들이 11월 G20 회의에 참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도 11월 G20 정상회의에 초대된 상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자국의 안보 상황이 허락한다면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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