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대란에 웃는 버핏…석유 대기업 투자 확대

입력 2022-07-14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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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크셔, 옥시덴탈 지분율 18.7%로 확대
지분율 20% 넘으면 자사 연결 실적 계상 가능
순익 20억 달러 늘어날 것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AP뉴시스
에너지 대란에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웃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버핏이 이끄는 투자회사인 버크셔가 석유 대기업에 대한 대형 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며 에너지 가격 상승에 막대한 이익을 볼 것으로 기대된다.

버크셔는 2월 이후 옥시덴탈페트롤리엄 주식을 꾸준히 매입했다. 이달에는 이틀간 1200만 주를 추가로 더 사들였다. 버크셔의 옥시덴탈 지분율은 18.7%로 높아져 대주주로서 자리를 확실히 굳힌 것은 물론 옥시덴털 실적을 자사 연결 실적에 계상할 수 있는 수준에 바짝 다가섰다. 미국회계기준(GAAP)에서는 보통주 보유비율이 20% 이상이면 상응하는 만큼 연결 실적에 계상하도록 권장되고 있다.

데이비드 캐스 매릴랜드대 재무학 교수는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옥시덴탈 순이익이 약 1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버크셔의 옥시덴탈 지분율이 20% 넘으면 순이익이 20억 달러(약 2조6200억 원)정도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간 1억 달러 미만의 배당금을 받는 지금과 비교하면 중요한 전환점이 되는 셈이다.

버크셔가 옥시덴탈 주식을 추가로 매입할 요인은 충분하다. 지난해 사상 최대인 900억 달러라는 순익을 올린 버크셔의 현금 보유량은 1분기 말 기준 1060억 달러로 투자 여력이 충분하다. 또 버핏은 자사주 매입과 배당 등 주주환원에 적극적인 비키 홀럽 옥시덴탈 최고경영자(CEO)에 대해서도 후한 평가를 하고 있다.

옥시덴탈의 신용등급이 변수다. 버크셔는 일반적으로 투자적격 등급의 회사만 보유하는데 옥시덴탈의 신용등급은 이보다 한 단계 낮다. 닐 딩만 트루이스트증권 애널리스트는 “옥시덴탈 신용등급이 올해 개선될 수도 있다”며 “신용등급만 개선되면 버크셔가 신주인수권을 활용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옥시덴탈이 버크셔의 에너지 사업도 보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버크셔는 전력, 천연가스, 태양광, 풍력 회사 등을 소유하고 있지만, 석유에만 초점을 맞춘 기업은 없다.

버크셔의 에너지 종목 베팅은 성과를 내고 있다. 올해 들어 옥시덴탈의 주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급등한 유가에 힘입어 100% 올랐다. S&P500 종목 중 단연 최고의 성적이다. 버크셔는 현재 약 260억 달러 규모의 셰브런 지분도 소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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