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카드 공급 독점 입찰담합' 코나아이 등 6곳에 140억 과징금

입력 2022-07-14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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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8개 신용카드사와 입찰제도 개선

(자료제공=공정거래위원회)

집적회로(IC) 카드 공급 독점을 위해 신용카드사의 공급업체 선정 입찰에서 수년간 담합 해온 6개 카드 제조사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돼 140억 원의 과징금 철퇴를 맞았다.

공정위는 부당한 공동행위로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코나아이, 유비벨록스, 바이오스마트, 옴니시스템, 아이씨케이, 코나엠 등 6개 카드 제조사에 시정명령 및 과징금 총 140억7100만 원을 부과한다고 14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6개 업체는 2011~2017년 국내 신용카드사가 시행한 총 20건(계약액 2424억 원)의 IC카드 공급업체 선정 입찰에 참여하면서 사전에 낙찰 예정자와 투찰 가격 등을 합의해 실행했다.

IC카드는 카드 플레이트(판)와 IC칩을 결합해 만든다. 카드 플레이트와 IC칩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비자(VISA), 마스터(Master) 등 국제카드사와 금융결제원의 인증을 받아야 한다.

카드 플레이트의 경우 국내에서 제조시설을 갖추고 인증까지 받은 업체는 코나아이를 비롯한 6곳이 전부다. 이들은 IC칩 인증도 끝냈다.

2011년부터 산발적으로 입찰담합이 행해지던 중 코나아이, 유비벨록스, 바이오스마트, ICK 등 4곳은 2015년 1월 서울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모여 국내 신용카드사에 향후 입찰과 관련해 요구할 사항을 합의했다.

이들은 모임에서 '개별 입찰에서 4곳를 모두 낙찰자로 선정할 것', '플레이트와 IC칩에 대해 각각 입찰을 시행하지 않고 두 품목을 묶어 1개의 입찰로 시행하되, 국내에 플레이트 제조시설을 갖춘 업체만 입찰 참가 자격을 줄 것'을 카드사에 요구하기로 했다.

이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진다면 국내에 플레이트 제조 시설을 갖춘 이들만이 IC카드 입찰을 따낼 수 있었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4곳은 해당 요구사항을 카드사가 수용하지 않으면 입찰 참가를 거부하기로 약속했다.

결과적으로 4곳이 낙찰자로 선정됐다. 2015년 이후 이런 일이 반복되면서 IC카드 입찰 시장을 독점하게 된 4곳은 더 나아가 입찰가격을 미리 공유해 가격 담합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플레이트 제조 설비가 없는 IC칩 회사들은 입찰에 참여하지 못해 사업이 점차 악화되기도 했다.

공정위는 이번 담합 사건을 적발한 뒤 국민·농협·롯데·비씨·삼성·신한·하나·현대카드 등 국내 8개 신용카드사와 함께 입찰제도 개선을 논의했다.

신용카드사들은 국내에 플레이트 제조시설을 보유한 업체만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던 제도를 올해 하반기부터 국내나 해외에서 플레이트 공급이 가능할 경우에도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는 민간 분야에서 장기간 지속된 입찰 담합을 적발해 제재했을 뿐 아니라 담합으로 경쟁이 제한된 입찰 시장을 발주사와 함께 개선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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