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허니문 효과’도 없었다…추락하는 대통령 지지율의 법칙

입력 2022-07-13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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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취임 두 달을 넘긴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 하락세가 심상찮습니다. 최근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가 30%대로 떨어진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라 발표되고 있는데요.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11일 밝힌 7월 1주 차 여론조사 결과, 윤 대통령 국정 수행 긍정평가는 37%, 부정평가는 57%로 집계됐습니다. 같은 날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밝힌 TBS 의뢰 정례 여론조사에서도 윤 대통령 국정 운영 긍정평가는 34.5%, 부정평가는 60.8%로 나타났습니다.

앞서 8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7월 1주 차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 직무수행 긍정평가가 37%를 기록했는데요. 이후 잇따라 발표된 조사에서 30%대 지지율 양상이 굳어지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이에 정권 출범 초기 높은 지지율을 보이는 ‘허니문 효과’도 사라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통상 임기 초반에는 새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높은 지지율을 보인다는 인식이 우세한데요. 그렇다면 실제 역대 대통령들의 지지율은 어떤 양상을 보였을까요?

한국 대통령에게 지지율의 법칙이 있다?

▲(출처=리얼미터)
역대 한국 대통령들에게는 공통으로 나타나는 지지율의 법칙이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을 제외하고는 임기 초반에 40~70%대의 높은 지지율을 나타내다가 임기 말엔 지지율이 20%대 이하로 떨어진 것입니다.

한국갤럽의 역대 대통령 집권 1년 차 1분기 지지율을 살펴보면 가장 높았던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으로 긍정 평가가 81%를 기록했습니다. 김영삼·김대중 대통령이 71%로 뒤를 이었습니다. 이어 노무현 대통령 60%, 이명박 대통령 52%, 박근혜 대통령 42% 순이었습니다. 임기 초반에는 모두 40% 이상의 긍정평가를 받으며 허니문 효과가 작용했던 셈입니다.

그러나 모든 대통령이 지지율 하락을 피할 수는 없었습니다. 한국갤럽의 역대 대통령의 임기 5년 차 4분기 지지율을 보면 노무현 대통령의 경우 27%, 김대중·이명박 대통령 24%를 기록했습니다. 김영삼 대통령의 경우 6%까지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만 임기 말 국정 지지율이 42%를 기록하며 유일하게 40%대를 지켰습니다.

이처럼 임기 후반으로 갈수록 떨어지는 대통령 지지율을 고려하면 현재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크게 우려할 만한 상황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특히 대통령의 지지율은 국정운영과 밀접한 함수관계를 갖습니다. 대통령의 지지율이 낮아질수록 국정운영에도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문제는 윤 대통령의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서는 ‘데드크로스’를 취임 2개월 만에 맞았다는 점입니다. 이는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빠른 기록입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취임 36개월, 김영삼 대통령 27개월, 문재인 대통령은 20개월 만에 데드크로스를 맞았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2년 차인 16개월, 노태우 대통령은 14개월 후 데드크로스가 나타났습니다. 반면 노무현 대통령은 취임 4개월 만에, 이명박 대통령의 경우 3개월 만에 데드크로스가 일어났습니다.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 원인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그렇다면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왜 떨어진 것일까요. 대통령실에서는 지지율 하락의 원인을 대외적 상황에서 찾고 있는데요. 그러나 전문가들은 잇단 내각 후보자 낙마와 대통령 대통령실 ‘지인 채용’ 논란 등 내부 요인이 크다고 지적합니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스페인 순방 ‘기타 수행원’, 외가 6촌 행정관 근무 등 인사 논란 등이 요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의 평가가 여당 지지율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핵심 지지층에서 대통령과 당을 분리해 평가하는 징후이자 핵심 지지층 이탈이 있어야 가능한 현상”이라고 말했습니다.

내각 인사 논란도 대표적인 리스크입니다. 한국갤럽이 7월 1주 차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 여론조사에서 부정 평가자들에게 이유를 물은 결과 가장 많은 응답자가 ‘인사’를 꼽았습니다. 윤 대통령은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6명의 장관 임명을 강행했습니다. 장관급 후보자 네 명이 연이어 낙마하면서 부실 검증 논란을 자초했습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지지율 하락의 원인으로 출근길 도어스테핑(약식 회견)에서 정제된 언어를 사용하지 못한 것을 꼽았습니다. 인사 실책 자체보다, 인사 실책에 대한 ‘견해를 표명하는 방식’이 국민을 돌아서게 했다는 겁니다. 앞서 윤 대통령은 5일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 도어스테핑에서 내각 후보자 인사 검증 논란에 대해 “전 정권에 지명된 장관 중에 그렇게 훌륭한 사람 봤냐”며 “다른 정권 때하고 한번 비교해봐라”고 답했는데요. 이에 여당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대통령의 지지율은 국정운영의 힘이자 원천입니다. 윤 대통령은 지지율 하락과 관련 ‘수치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했는데요. 지지율 하락은 국정 운영의 동력을 떨어뜨린다는 점에서 엄중히 받아들여야 할 국민의 경고입니다. 한국에 드리우고 있는 복합적 경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라도 지지율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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