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보] 한은, 사상 첫 ‘빅스텝’ 단행… 기준금리 2.25%로 인상

입력 2022-07-13 09:51수정 2022-07-13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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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금융통화위원회 개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은행)
한국은행이 사상 처음으로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13일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연 1.75%인 기준금리를 2.25%로 0.5%포인트(p) 인상했다.

6%대를 넘은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빨라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 긴축 속도 등을 고려한 결정이다.

금통위가 통상적 인상 폭(0.25%p)의 두 배인 빅스텝(0.50%p 인상)에 나선 건 한은 기준금리 결정 역사상 처음이다. 앞서 4월, 5월 두 회의에서 0.25%p씩 잇따라 기준금리를 올렸는데, 세 차례 연속 인상도 최초다.

이는 치솟는 물가를 진정시키기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국제 원자재·곡물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6.0% 뛰었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앞으로 1년 뒤의 물가 상승률 전망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일반인)도 지난달 3.3%에서 3.9%로 올랐다. 2012년 4월(3.9%) 이후 10년 2개월 만에 가장 높고, 0.6%포인트 상승 폭은 2008년 통계 시작 이래 최대 기록이다.

높은 기대인플레이션은 임금, 가격, 투자 결정 등에 반영되면서 실제 물가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물가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개인은 임금 상승을 요구하고, 기업들은 임금 인상 부담으로 재화와 서비스 가격을 올리면서 다시 물가 상승을 초래하는 ‘인플레이션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지난달 21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에서 “국내외 물가 상승압력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적절히 제어하지 않으면 고물가 상황이 고착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미 기준금리 차이가 역전될 상황도 고려됐다.

미국은 고물가를 잡기 위해 26~27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또 한 번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p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미국의 금리 상단은 2.50%가 된다.

미국 금리가 한국보다 높아지면 외국인의 투자자금이 유출되고 달러당 원화 가치가 더 떨어질 수 있다. 결국, 수입물가 상승으로 국내 물가 상승 압력이 더 심화하는 악순환을 피할 수 없게 된다.

금통위는 이날 빅스텝으로 우리나라 금리를 2.25% 수준까지 높이며, 한미 금리 차가 더 크게 벌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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