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vs. 트위터, 인수 무산에 장기 소송전 직면

입력 2022-07-10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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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8일 인수 계약 파기 선언으로 파문
법률 전문가 “트위터 법적으로 유리, 거래 강요는 글쎄”
“비슷한 법적 공방서 인수 가격 낮추는 합의는 흔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440억 달러(약 57조2000억 원)짜리 트위터 인수 계약 파기를 선언하고 나섰다. 트위터가 계약을 밀어붙이기 위해 미국 델라웨어법원에 소송 제기를 예고하면서 길고도 치열한 법적 공방이 예상되고 있다고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전날 머스크 법무팀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에서 “트위터가 가짜 계정 데이터 제공을 거부했다”며 “거래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바로 계약이 해지되진 않는다. 머스크는 트위터와 4월 합의에서 거래가 무산될 경우 10억 달러를 지불하기로 했을 뿐 아니라 브렛 테일러 트위터 이사회 의장이 ‘합병을 위한 법적 조처’를 예고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법적 충돌은 대부분 양측 합의하에 거래 가격을 낮추거나 거래 파기 위약금을 내면서 종료된다. 브라이언 퀸 보스턴칼리지 법학 교수는 CNN에 “합병 분쟁에서 거래 가격을 낮추면서 합의하는 경우가 흔하다”며 루이비통과 티파니의 거래를 예로 들었다. 다만 위약금으로 흘러가면 양측이 10억 달러 위약금에 합의한 만큼 트위터가 손해배상 청구 시 제기할 수 있는 금액도 10억 달러에 한정된다.

퀸 교수는 “트위터가 법정에서 두 가지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며 “‘트위터가 머스크와의 계약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점’과 ‘머스크의 거래 완료를 요구하는 사법적 명령 요구’”라고 설명했다.

머스크 법무팀은 “트위터가 제시한 가짜 계정 비율 5% 미만이라는 결과는 부정확하며 ‘물질적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조하르 고센 콜럼비아대 로스쿨 교수는 머스크 측이 주장한 “믿을 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에 대해 “어림도 없는 근거”라며 “적어도 해당 이유로 회사 가치가 절반 정도로 떨어질 수준이라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트위터가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머스크 측의 주장도 힘을 얻기는 어려워 보인다. 고센 교수는 “트위터가 몇 주간 과거 트윗 데이터와 ‘파이어호스(Firehose)’ 접근을 허용한 점을 강조하면 머스크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며 단순히 거래에서 손을 떼기 위한 주장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파이어호스는 실시간으로 생성되는 트윗 스트림 등을 담은 정보다.

트위터는 디지털 광고 시장의 격변으로 불안정한 상황이다. 여기에 인수 포기 선언까지 나오면서 전날 트위터 주가는 머스크가 지급하기로 동의한 주당 54.20달러보다 32% 낮은 36.81달러로 마감했다. 거래가 결렬될 경우 이보다 더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업 법률 전문가들은 트위터가 머스크보다 더 탄탄한 법적 토대 위에 있지만, 법정에서 이긴다 하더라도 인수를 ‘거부’하는 머스크가 회사를 사도록 강요하는 것이 정말로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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