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부남‧박균택 전 검사장, 민주당으로…검찰 내 미묘한 시선들

입력 2022-07-08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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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찰청 (뉴시스)

전직 검사장들이 정치권에 입성했다. 문제는 이들의 활동 근거지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을 입법한 야당이라는 점이다. 더불어민주당에 뛰어든 이들이 검찰을 비판하거나, 혹은 후배 검사들을 위한 목소리를 얼마나 낼 수 있을지에 의견이 분분하다.

8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양부남 전 부산고검장은 최근 민주당 광주 서구을 지역위원장 공모에 신청서를 접수했다. 통상 지역위원장 도전은 국회의원 선거 출마를 염두에 둔 것이다.

박균택 전 광주고검장도 민주당 정치보복수사대책위원회(대책위) 부위원장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대책위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윤석열 정부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자 민주당이 당 차원에서 대응하기 위해 만든 기구다.

민주당은 검경수사권조정과 검수완박으로 검찰의 수사 범위를 대폭 줄이고 검찰을 견제하는 기구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도 만들었다. 검찰을 개혁의 대상으로 바라보며 권한과 권력을 축소‧통제했다. 그런 민주당에서 전직 검사장들이 정치 행보를 시작하는 것이다.

백혜련‧김회재‧소병철 의원 등 이미 민주당에 많은 검사 출신 의원들이 있다. 그러나 검경수사권 조정과 검수완박, 공수처 설치 등 검찰 개혁을 위한 입법안들이 최근 수년 사이에 통과되고 검찰과 민주당의 관계가 악화된 점에서 이들의 민주당 활동은 의아한 측면이 있다.

한 검찰 관계자는 “최근 민주당의 행보를 보면 검사들과 어울리지 않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출마, 당선 가능성이 있다면 정당과 상관없이 욕심은 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회 입성을 위해서라면 정당은 상관없다는 의미다.

검찰 출신 민주당 정치인이 검찰을 위한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선 물음표가 남는다. 검찰 출신이자 과거 민주당 의원을 지낸 한 인사는 “검수완박은 정치적인 성향과 상관없이 조악하고 즉흥적으로 만든 법으로 완성도가 떨어진다”며 “당시 민주당에 있는 검사 출신 의원 그 누구도 법안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아서 검찰 내에서도 실망이 컸다”고 말했다.

다만, 검찰 실무를 잘 아는 만큼 검찰 견제를 위한 역할은 수월할 것으로 보인다. 이 인사는 이어 “검사 출신인 정치인은 정파에 상관없이 검찰 시스템과 성향을 잘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정치적인 이야기를 하기에 편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양 전 고검장도 이투데이와 전화통화에서 “다수의 검사들이 열심히 일하고 있음에도 검찰에 대한 정치권의 불신이 상당하다. 검찰이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수 있게 검찰 출신이 정치권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지 않겠나”라며 “검찰의 잘못된 제도도 검찰을 잘 아는 사람이 고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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