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고갈 유럽, 숨넘어가기 직전...푸틴, 가스 공급 중단 가속

입력 2022-07-07 15:33수정 2022-07-07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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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전력 선물가격 사상 최고 수준
독일, 비필수 발전소 가동 제한 법안 표결 예정
프랑스, 전력공사 국유화 추진
러, 카스피 송유관 30일 가동 중단 명령

▲사진은 카자흐스탄 아티라우 인근의 카스피 송유관 컨소시엄(CPC) 시설 내부가 보인다. 아티라우/로이터연합뉴스

유럽 에너지 공급에 비상이 걸렸다. 주요국이 전력을 확보하기 위해 초강수 움직임을 보이자 전력 가격은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다. 러시아는 유럽으로 향하는 에너지 공급을 더 줄이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유럽 전력 선물가격이 역대 최고치까지 치솟았다. 유럽에너지거래소(EEX)에서 독일의 내년 전력 선물가격은 이날 메가와트시(㎿h)당 345.55유로(약 45만9700원)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프랑스 전력 선물가격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해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h당 398유로대를 나타냈다.

이날 전력 가격은 에너지 공급 우려가 커지면서 급등했다. 독일 의회는 7일 동절기용 연료 확보를 위해 비필수적 발전소의 가동을 정부가 제한할 수 있도록 허용한 법안을 표결할 예정이다. 러시아가 지난달 16일부터 가스관 노르트스트림1을 통한 공급량을 60%가량 줄인 후 독일은 연료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겨울 난방 시즌을 앞두고 독일 정부가 발전소 가동을 제한해야 할 정도로 사정이 좋지 않다는 불안이 번졌다.

프랑스도 전력 공급을 관리하기 위해 원자력발전소를 건설·운영하는 전력공사(EDF)의 국유화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엘리자베트 보른 프랑스 총리는 이날 하원 연설에서 “정부가 보유한 EDF 지분을 기존 84%에서 100%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앞서 EDF는 가뭄으로 원전 냉가수 확보가 힘들어 올 여름 일부 원자로 생산량이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럽이 에너지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러시아는 공급을 더 줄일 예정이다. 러시아는 11일부터 노르트스트림1 가동을 잠정 중단할 예정이다. 설비 점검을 이유로 내세웠지만, 유럽의 에너지 위기를 부채질하기 위한 정치적 의도가 깔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수 작업이 끝난 후에도 가스관 가동이 정상화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한술 더 떠 러시아 노보로시스크 법원은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에서 흑해로 이어지는 카스피 송유관 가동을 30일간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해당 송유관 운영사인 카스피 송유관 컨소시엄(CPC)은 성명에서 “러시아 법원이 지난해 발생한 기름 유출 사고 대처를 문제 삼아 관계 당국에 안전 조사를 명령했다”고 밝혔다. 이 역시 러시아의 보복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틀 전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의장과 전화통화에서 “세계 경제와 시장의 안정을 위해 우리의 탄화수소 자원을 활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카자흐스탄이 유럽을 도우려 하자 러시아가 바로 제동을 건 것이다.

CPC는 글로벌 원유 공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에 불과하지만, 카자흐스탄 석유 수출의 80%가 러시아 노보로시스크를 통과한다. 이번 조치로 카자흐스탄이 직격탄을 맞게 됐고 원유를 수입하는 유럽 국가들도 피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 카자흐스탄은 중앙아시아 최대 산유국으로, 주요 원유 수출국은 이탈리아·네덜란드·프랑스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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