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성을 거역한 여인 '로스트 도터'

입력 2022-07-05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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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트 도터' 스틸컷. 올리비아 콜맨 (㈜영화특별시 SMC)
곧 아시겠죠. 자식들이란 끔찍한 부담이에요.

중년의 교수 레다(올리비아 콜맨)는 그리스 바닷가에서 홀로 고요하고 여유로운 휴가를 즐기고 있다. 그러나 어린아이를 대동한 시끌벅적한 대가족의 등장으로 평온한 시간은 오래가지 못한다.

레다는 잃어버린 어린 딸을 찾기 위해 소란스럽게 뛰어다니는 젊은 엄마 니나(다코타 존슨)에게서 과거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며 마음이 불편해지고, 선의로 말을 걸어오는 이에게 ‘자식들이란 끔찍한 부담’이라는 냉담한 말만 내뱉은 채 자리를 뜬다.

▲'로스트 도터' 스틸컷. 다코타 존슨 (㈜영화특별시 SMC)

‘로스트 도터’는 모성을 거역하고 직업적 성공을 택한 중년 교수 레다의 삶을 통해 ‘엄마다운 인생’에 대해 질문하는 드라마다. 오래전 학업과 양육을 병행했던 레다는 잠시도 자신을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는 5살, 7살 두 딸에게 ‘질식할 것 같은’ 나머지 남편과 아이들을 두고 홀로 떠나왔다.

플래시백으로 비추는 젊은 시절의 레다(제시 버클리)의 모습은 늘 고단하다. 연구자로서의 일과를 거의 포기한 채 칭얼대는 두 딸을 어르고, 달래고, 놀아주는 인내의 양육 과정이 누군가에게는 엄마로서 당연히 겪어야 할 일일 테지만, 레다에게는 자기 중심을 흔드는 견디기 어려운 고통에 가깝다.

▲'로스트 도터' 제시 버클리 (㈜영화특별시 SMC)

모성을 당연하게 여기는 세상에서 솔직하게 드러내기 어려운 한 여인의 복잡한 심경을 매끄러운 대화로 풀어낸 ‘로스트 도터’는 지난해 열린 제78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각본상을 거머쥐었다. 원작은 이탈리아 소설가 엘레나 페란테의 ‘잃어버린 사랑’이다.

연출을 맡은 매기 질렌할은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열린 ‘로스트 도터’ 기자회견에서 원작 소설을 언급하며 “많은 사람이 경험하지만 입 밖에는 내지 않는 이야기"이자 "여성의 경험 속 숨겨진 진실"이라고 설명했다.

▲매기 질렌할 감독 (Netflix Queue)

모성에 의구심을 품는 ‘로스트 도터’는 주연 배우진의 호연에 힘입어 다소 논쟁적일 수 있는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로 2019년 미국아카데미시상식, 골든글로브시상식 등에서 여우주연상을 휩쓴 올리비아 콜맨,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시리즈로 잘 알려진 다코타 존슨, 음악 영화 ‘와일드 로즈’로 기량을 뽐낸 제시 버클리까지 각자 역할에 충실하게 임한다.

각본과 메시지, 연출, 연기가 어우러진 ‘로스트 도터’는 버라이어티, 사이트 앤 사운드 등 영화 매체에서 2021년 ‘올해 최고의 영화 50편’으로 손꼽힌 바 있다.

해외에서는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지만 국내에서는 사전에 판권을 구입한 영화수입사를 거쳐 극장에서 관람할 수 있다. 러닝타임 122분, 15세 관람가, 14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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