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프닝株 가고 ‘에너지株’ 뜬다

입력 2022-06-29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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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발 에너지 수급 불안…전세계 재생에너지 확대
에너지 가격 상승 기조…관련 기업 실적 개선 기대감도 커져

▲미국 뉴멕시코주 러빙턴 인근의 한 유전에서 펌핑잭이 석유를 뽑아올리고 있다. 러빙턴/AP뉴시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급부상할 것으로 예상됐던 리오프닝주(경제활동 재개)가 경기침체 우려와 물가 상승에 기를 못 펴고 있다. 반면, 곡물·원자재 가격 상승에 이어 에너지 가격 인상 이슈가 부각되며 에너지주들이 우상향 흐름을 보이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대표적인 리오프닝주인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한 달 새 주가가 각각 24.86%, 21.63% 하락했다. 대한항공(-13.75%), LG생활건강(-5.61%), CJ CGV(-11.97%) 등도 주가 하락세를 나타냈다.

리오프닝주들의 빈자리는 에너지주들이 메우고 있다. 태양광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OCI는 기관의 집중 순매수로 한 달 새 9.8% 주가가 올랐다. 3개월 수익률은 32.7%에 달한다. 한화솔루션(5.88%), 현대에너지솔루션(5.29%) 등도 한 달 사이 주가가 상승했다. 풍력발전 관련 기업인 씨에스베어링과 씨에스윈드도 각각 66.11%, 5.21% 올랐다.

S-Oil은 원유가격 상승과 최대 실적 달성 기대감 속에 주가가 3개월 새 10.32% 올랐다. 최근 국제 유가 하락에 주춤하던 주가는 정유사의 핵심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이 신고가를 경신하면서 다시 반등했다.

▲미국 뉴욕 라과르디아공항의 터미널B 창고 옥상에서 지난해 11월 9일 근로자들이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고 있다. 뉴욕/AP뉴시스

러시아발 전쟁이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러시아발 에너지 수급 불안은 재생에너지 시장의 확대와 함께 국가들의 에너지 자립 강화 기조를 촉발했다. 유럽연합(EU) 에너지장관들은 2030년 재생에너지의 에너지 믹스 목표 비중을 기존의 32%에서 40%로 상향하는 것을 입법화하는 절차를 시작했다.

인플레이션 기조 속 에너지 가격 상승도 주가 상승 기대감을 부추기고 있다. 한국전력공사는 3분기 전기요금에 적용할 연동제 단가를 kWh(킬로와트시)당 5원으로 확정했다. 전기요금 인상안에도 적자 해소는 어렵겠지만, 이번 발표로 재무상태 개선을 위한 후속 조치 발표 기대감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메리츠증권은 “고물가에도 전기요금 인상 필요성이 인정을 받았다는 사실이 고무적이다. 연말 전후로 기준연료비 인상에 대한 논의를 기대해볼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하반기 에너지주들의 강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겨울을 앞두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마무리되지 않을 경우 극심한 에너지난이 불거지면서 관련주들의 변동성도 확대될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성장주에 밀렸던 가치주가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며 “올해 가치주의 성장세는 에너지주 급등에 따라 이루어졌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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