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 오류로 신뢰 잃은 파월…“애드립으로 인플레 따라잡으려 해”

입력 2022-06-22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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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스텝 이은 자이언트스텝에 전문가 불만 고조
“대본 없이 되는대로 하는 식”
“기자회견 내용에 일관성 없어”
시장 기대 꺾으려는 의도된 행동이라는 추측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5일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다. 워싱턴D.C./AP뉴시스
치솟는 인플레이션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뒤늦은 조치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주 연준이 기준금리를 75bp(1bp=0.01%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하고 나서 시장에선 파월 의장의 소통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경우가 늘었다고 AP통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재 전문가 대부분은 지난해 인플레이션 상승 당시 파월 의장이 지나치게 여유를 부리다 올해 뒤늦게 ‘빅스텝(50bp 금리 인상)+자이언트스텝’이라는 이례적인 금리 인상 폭을 제시한 것에 대한 문제를 지적한다.

마크 잔디 무디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은 애드립을 통해 고통스러울 만큼 높아진 인플레이션을 잡으려 애쓰고 있다”며 “연준엔 대본이 없다. 되는대로 하는 식”이라고 비판했다.

연준이 사전에 시장과 소통을 하기보다 상황에 따른 즉흥적인 발언들로 시장을 혼란스럽게 했다는 것이다. 과거 파월과 함께 연준을 이끌었던 윌리엄 더들리 전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역시 같은 지적을 했다.

더들리 전 총재는 지난주 웹캐스트를 통해 “중앙은행 총재가 신뢰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며 “연준이 마지막 순간에 마음을 바꾸면 시장이나 대중과의 매우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신뢰를 훼손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제 벌어질 수 있는 경제적 고통에 대중을 준비시키기 위해선 파월 의장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며 “미국 경제는 경착륙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고 경고했다.

이 밖에도 크리슈나 구하 에버코어ISS 이코노미스트가 “기자회견 내용이 온전히 일관성 있거나 현명하진 못한 것 같다”고 평가하는 등 전반적으로 파월 의장의 소통 능력을 지적하는 전문가 목소리가 크다.

▲미국 기준금리 추이. 단위 %. 6월 1.50~1.75%. 출처 트레이딩이코노믹스.
놀랄 정도의 금리 인상 행보에 일각에선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 극복을 위해 경기침체까지 감수할 것이라는 결의를 보이려는 게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온다. 이를 통해 시장의 기대감을 낮추려 한다는 것이다.

전직 연준 부의장이자 브루킹스연구소의 도널드 콘 선임연구원은 “연준은 오버슈팅의 위험을 감수하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것을 우선순위에 둔 점을 볼 때 이는 의도된 위험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다만 AP는 “전문가 대부분은 파월 의장의 임무가 비정상적으로 도전적이었다는 점도 동의하고 있다”며 “파월 의장은 본인을 임명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끊임없는 공격에서부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악화한 불행과 치솟는 인플레이션 등을 겪었다”고 옹호했다.

한편 파월 의장은 22~23일 의회 상·하원에서 증언이 예정돼 있다. 자이언트스텝을 밟은 후 첫 의회 증언이자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며 잦아들 것”이라고 확언한 지 1년이 지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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