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제로 코로나 정책 너무 강했나... 유럽 기업 4분의 1, 탈중국 고려

▲중국 진출 유럽 기업 중 다른 곳 투자를 고려하는 비율. 출처 블룸버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봉쇄 여파로 중국의 경제 전망이 나빠진 가운데 유럽기업 4곳 중 하나가 해외 이전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주중 유럽상공회의소(ECCB)가 상하이 등 지역에서 코로나19 재확산이 발생하던 4월 말 372개 유럽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유럽기업의 23%가 중국 이외 지역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ECCB는 중국 내 투자를 재고하는 기업의 비율이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로 집계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2월 조사에서 집계된 수치인 11%보다도 약 2배가 넘는 결과다.

베티나 슌-베한진 ECCB 부소장은 “중국의 강력한 제로 코로나 정책은 기업들에게 출구 전략을 남겨주지 않았다”며 “글로벌 시장은 중국을 기다려주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중국 이외 지역 투자를 고려하는 기업 중 16%는 동남아시아를, 18%는 기타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에서 대체 투자지를 찾고 있다고 답했다. 19%는 유럽, 12%는 북미, 11%는 남아시아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해 올해 순이익 전망을 하향 조정한 기업은 60%에 달했다. 응답자의 78%는 코로나19 규제로 중국의 사업 환경이 나빠졌다고 답했다.

이미 중국에 진출한 해외 기업들의 이익은 줄고 있다. 1~4월 중국 내 해외 기업들의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16.2% 줄었는데 이는 중국 민간기업의 0.6% 순익 감소폭보다 약 10%포인트나 많다. 중국 국영기업은 같은 기간 오히려 순익이 13.9% 늘었다.

이달 초 상하이 주재 미국상공회의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중국 내 미국 제조업체와 서비스업체의 31%만이 공장과 사업을 완전히 운영하고 있다고 답했다.

중국이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봉쇄, 규제 등을 이어간다면 올해 남은 분기에도 경제 반등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슌-베한진 부소장은 “중국의 경제 양대 원동력인 부동산 시장과 자동차 부문이 언제 회복될지도 확실치 않다”고 전망했다.

니콜라 샤퓌 주중 유럽연합(EU) 대사는 이날 “모든 기업은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에 있어 출구 전략을 마련하길 기다리고 있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