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리투아니아 화물 제한에 보복 경고...“노골적 적대 조치”

입력 2022-06-21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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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투아니아 “EU 합의 제재만 적용...단독 조치 아냐” 반박

▲칼리닌그라드-소르티로보치니 역에 화물열차들이 정차해 있다. 칼리닌그라드/타스연합뉴스

발트해 3국 중 하나인 리투아니아가 러시아에서 자국 영토를 경유해 러시아 역외 영토인 칼리닌그라드로 물자를 운송하는 것을 금지하자, 러시아 정부가 "노골적인 적대" 행위라며 보복 조치를 경고하고 나섰다.

20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모스크바 주재 리투아니아 대사 대리를 초치해 리투아니아 정부가 러시아에 통보도 없이 자국 영토를 통과해 칼리닌그라드주로 향하는 철도 경유 화물 운송을 대폭 제한한 데 대해 항의 뜻을 전달하고 이 조치를 즉각 취소할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제법적 의무를 위반한 리투아니아 측의 도발적 행위를 노골적인 적대 조치로 평가한다"면서 "리투아니아를 통한 칼리닌그라드주와 다른 러시아 영토 사이의 화물 운송이 조만간 완전하게 복원되지 않으면, 러시아는 자국 이익 보호를 위한 행동을 취할 권리를 행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리투아니아의 결정은 전례 없는 일”이라며 “러시아는 이를 불법으로 간주한다”고 반발했다.

칼리닌그라드는 러시아 본토와 482km 떨어진 월경지로, EU 회원국인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사이 발트해 연안에 있다. 제2차 세계대전 후 구소련의 영토가 됐다. 이곳은 또한 러시아가 유럽 쪽에서 유일하게 보유한 부동항이기도 하다. 현재 이곳에는 러시아 발트함대 사령부가 주둔하고 있다.

그간 칼리닌그라드는 철도와 파이프라인 등을 통해 본토와 가까운 리투아니아를 거쳐 물자를 공급받아 왔다.

그러나 유럽연합(EU) 회원국인 리투아니아는 지난 17일 EU의 대러 제재 발효에 따라 칼리닌그라드주 철도 당국에 18일 0시부터 EU 제재 대상 상품의 리투아니아 경유 운송 중단을 통보했다.

운송 제한 품목은 석탄, 철강, 목재, 금속, 건설자재, 보드카 등으로 리투아니아를 경유하는 화물 40~50%를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리투아니아 정부는 일방적인 국가 차원의 제재가 아닌 EU 합의 제재만 적용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가브리엘리우스 란즈베르기스 리투아니아 외무장관은 "이번 조처는 EU의 지침에 근거한 것이지 리투아니아가 단독으로 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강조했다.

1991년 소련 해체 직전 독립한 리투아니아는 러시아에 맞서 우크라이나를 가장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국가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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