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시장 ‘폭풍전야’...헤지펀드 ‘쓰리애로우’ 마진콜 실패, 도미노 파산 우려

입력 2022-06-17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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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 루나 무너지면서 가상화폐 시장 전체 악화
셀시우스 자금 중단부터 줄파산 위험 감지 돼
SEC 위원장 “가상화폐 대출 업체 주의 높여야”

▲미국 달러 지폐와 비트코인 모형이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가상화폐 헤지펀드 '쓰리애로우캐피털(3AC)'이 마진콜 대응에 실패해 보유 가상화폐 4억 달러(5154억 원)를 청산했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가상화폐 업계의 도미노 파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3AC는 파산 직전인 것으로 알려졌다.

17일(현지시간) 경제전문지 포춘에 따르면 가상화폐 대출업체 블록파이는 전날 3AC의 마진콜 대응 실패를 확인하고 관련 담보를 헤지했다고 확인했다. 잭 프린스 블록파이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의 트위터에 “최근 초과 담보 대출 의무를 이행하지 못한 고객사와 최선의 사업적 판단을 했다”며 “관련 담보를 완전히 청산하는 식으로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산 소식이 나오기 시작할 당시 침묵을 지키던 쑤주 3AC 공동창립자도 14일 트윗으로 “관련 당사자들과 소통하는 과정에 있다”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혀 위기를 인정했다.

가상화폐 겨울이 깊어지면서 일각에서는 3AC 청산과 같은 상황이 업계 전반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마이크 노보그라츠 갤럭시디지털 최고경영자(CEO)는 “가상화폐 헤지펀드 3분의 2가 파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상화폐 기업의 도미노 파산 위험 신호는 가상화폐 대출기업 셀시우스가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에 직면해 12일 자금 인출을 중단하면서 불거지기 시작했다. 셀시우스는 당시 “극단적인 시장 상황으로 모든 인출과 가상자산 간 스와프, 계정 간 이체 등을 중단한다”고 알렸다. 이로 인해 170만 가입자가 기탁한 80억 달러가 동결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미 지난달 가상화폐 루나와 테라USD 같은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의 실패로 테라 생태계가 붕괴되면서 전체 가상화폐 시장에 먹구름이 드리우던 상황이다.

3AC는 루나 등 여러 가상화폐와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투자신탁(GBTC)의 지분 최대 보유자 중 하나로 알려졌다. 2021년 1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자료에 따르면 3AC는 2020년 말 GBTC(크레이스케일비트코인신탁) 3900만 주를 보유하고 있다.

마켓워치는 어느 시점에서 시장 불안이 멈출지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건 가상화폐 기업의 파산 위험이 전염병처럼 퍼지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5일 기준금리를 0.75%p 올린 뒤 다른 나라의 중앙은행들도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진 점 역시 투자 심리를 악화시켰다.

전날 비트코인은 장중 한 때 2만100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주초에 비해 30% 떨어진 수준이다.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 주가는 같은 날 전 거래일 대비 7% 폭락했다.

게리 겐슬러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은 14일 “은행 행세를 하는 가상화폐 대출 업체들에 주의하라”며 투자자들에게 경고했다.

피치북의 로버트 레이도 “셀시우스가 파산 수준에 이르렀다”며 “10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는 셀시우스가 파산할 경우 가상화폐 관련 투자에 대해선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9일부터 12일까지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열린 세계 최대 블록체인·가상화폐 콘퍼런스 ‘컨센서스2022’에 참석한 레인 스타인버그 아카 최고경영자(CEO)는 가상화폐 시장 약세가 장기화할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도 장기적으로는 회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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